한정애 "중동 수출액 대폭감소 우려…100조대 시장 안정조치 준비"
김영배 "상임위 중심으로 후속 논의 이어갈 계획...재계와 협력"
한경협 "에너지 가격 상승, 물류비 증가, 관세 등 범정부 지원 필요"
"대미투자특별법 조속 처리...대미 협력의지 보여주는 신호될 것"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5일 중동 정세 악화와 미국 관세 협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중동 현안 관련 민주당-재계 긴급 간담회를 열고 원유·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수급대책, 반도체 공급망 등 산업 전반 점검 등을 논의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긴급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중동 상황으로 물류비와 운송비가 크게 문제 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제조 원가 상승이 우려된다”며 “특히 석유 가격 상승이 국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반도체 단가 상승과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에너지 수급 관련해 정부가 약 208일 치 비축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보다 구체적인 수요 맞춤형 시나리오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며 “LNG는 장기간 저장이 어려운 특성이 있어 공급망 다변화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있었다”고 밝혔다.

   
▲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동 현안 관련, 더불어민주당-재계 긴급 간담회에서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6.3.5./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현재 석유화학과 정유 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에 최대 7척의 유조선이 묶여 있는 상황”이라며 “대형 유조선 한 척이 약 200만 배럴을 싣는데 이는 우리나라 하루 석유 소비량과 맞먹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우회 항로를 이용해야 하는데 운송 비용 차이가 커 산업 전반의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건설·인프라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의 경우 계약상 공기 문제 때문에 즉각 철수가 어려운 상황이 많다”며 “현지 공관이 상황 변화에 대한 사전 경보를 보다 적극적으로 제공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동 지역에서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약 7~8기가 규모가 건설될 예정인데 정세 불안으로 프로젝트가 지연될 경우 반도체 수요 전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헬륨 등 일부 핵심 소재를 중동 지역에서 조달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공급 차질 가능성도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대미투자특별법은 예정대로 오는 12일 본회의에서 통과시켜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오늘 회의에서 나온 의견을 대통령이 주재하는 중동 상황 점검 회의에도 전달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재정경제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후속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재계와 협력해 미국 통상 환경 변화와 중동 정세에 따른 경제 리스크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동 현안 관련, 더불어민주당-재계 긴급 간담회에서 재계 참석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인섭 한화오션 사장, 윤영조 삼성전자 부사장, 이항수 현대자동차 부사장, 오태길 HD현대오일뱅크 부사장, 박석중 SK 경영경제연구소장, 고윤주 LG 글로벌전략개발원장, 안영모 GS칼텍스 정책부문장. 2026.3.5./사진=연합뉴스

앞서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중동에서 지정학적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136억8600만 달러를 기록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주요 7개국의 수출액 감소가 우려된다”며 “미래먹거리인 스마트시티·원전·데이터센터 등 100조 원 규모 중동 프로젝트가 지연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출 차질이 예상되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는 수출입은행을 통해 위기 대응 특별 프로그램을 가동해 금융 지원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100조 원대 시장 안정 조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정책위의장은 “특별법 처리가 지연되면 미국이 특정 품목에 가하는 선별적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도 있다”며 “특별법을 오는 12일 본회의에서 통과시켜 현장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은 “대미 통상 환경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동 사태까지 겹치며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는 단순한 입법을 넘어 한국의 대미 협력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 관세·비관세 장벽 등 복합적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회와 산업계가 함께 해법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한국경제인협회·한국무역협회·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 경제단체,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LG·한화오션·HD현대오일뱅크·GS칼텍스 등 기업이 참여했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