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현대엔지니어링이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맞아 대대적인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다. 도시정비 등 주택 부문의 수주 공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성장성이 높은 에너지 밸류체인으로 무게중심을 옮겨 실적 반등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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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엔지니어링 사옥./사진=현대엔지니어링 |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5일 '2026년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올해를 '새출발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주요 전략은 △에너지 사업 확대 △주요사업 원천기술 확보 △첨단 산업건축 수주 다각화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등이다.
핵심은 에너지 사업의 확대다. 원전을 비롯해 LNG 액화 플랜트,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분야까지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원자력 분야에서는 원자로 핵심 설비 설계 등 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985년 원자력부 신설 이후 가동 원전 144건, 부지 조사 22건, 연구시설 및 핵주기 시설 78건 등 총 240여 건의 원자력 관련 설계를 수행, 경험을 축적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외 기술사와 협력해 전문 기술기업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점진적으로 사업 참여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현재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과 함께 미국 미주리대학교의 연구용 원자로 건설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20MWth급 고성능 연구용 원자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은 핵심 계통을 포함한 초기 설계를 맡았다. 향후 후속 단계 수주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태양광 발전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기반을 다지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24년 200MW 규모 '힐스보로(Hillsboro) 태양광 발전소' 사업권을 인수해 2027년 말 상업 운전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는 세르비아에서 총 1G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신규 시장에서의 실적 확보와 함께 자체 에너지 사업 수행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전략 전환의 배경에는 건축·주택 부문의 급격한 위축이 자리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발생한 안전사고로 주택·토목 및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를 중단하며 사실상 '수주 셧다운' 기조를 이어왔다. 그 여파로 수주 잔고는 2024년 말 34조8000억 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27조233억 원으로 약 22.5% 감소했다. 일감 역시 약 2.4년치에서 1.8년치 수준으로 줄어 미래 성장 동력이 약화된 상태다. 신규 수주 중단 여파를 고려하면 향후 추가적인 외형 감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주택 부문의 수주 재개 시점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데다 안전사고 리스크가 업계 전반의 핵심 경영 이슈로 떠오르면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브랜드 신뢰 회복과 안전관리 체계 재정비가 선결 과제로 꼽히는 만큼 단기간 내 주택 사업 복귀를 통한 반등을 꾀하기는 어려운 셈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주택 수주 재개 계획이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반면 새로운 성장 축으로 점 찍은 에너지 시장은 중장기 성장성이 뚜렷하다는 평가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기저전원 확충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2035년까지 글로벌 원전 시장 규모는 약 165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50년까지 전 세계 원전 발전용량은 890GWe 수준으로 확대, 최대 550기의 신규 원전이 추가 건설될 것으로 예상된다. LNG 액화 플랜트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분야 역시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기조 속에서 지속적인 발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해외 플랜트 사업을 통해 축적한 EPC(설계·조달·시공) 수행 역량을 기반으로 원전·가스·신재생을 아우르는 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에너지 밸류체인 전 단계에서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핵심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2026년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새로운 시작의 원년이 될 전망"이라며 "지난 50여 년간 축적한 글로벌 수행 역량에 기술력을 더해, 에너지 밸류체인 전 단계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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