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량 감소 속 유가·운반비 상승 부담…레미콘업계 “원가 압박 심화”
건설업계 인하 요구 vs 레미콘업계 인상 주장…단가 격차 1만5500원
[미디어펜=이용현 기자]수도권 레미콘 단가 협상이 건설업계와 레미콘업계 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는 최근 불황과 공사비 부담을 이유로 단가 인하를 주장하지만, 레미콘업계는 원가 상승과 최근 비용 구조 변화를 이유로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 유진기업 서서울공장./사진=유진기업 제공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단가 협상은 레미콘 규격 조정 등 일부 쟁점을 정리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둘러싼 양측의 인식 차이가 크게 벌어지며 협상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현재 25-27-150 기준 ㎥당 9만5500원인 레미콘 가격에 대해 최근 건설업계는 ㎥당 7000원(7.3%) 인하하는 안을, 레미콘업계는 8500원(8.9%)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다. 양측 요구안의 차이가 1만5500원까지 벌어진 것인데 이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건설업계는 일부 규격의 경우 원가 구조를 분석하면 가격 인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레미콘 업계에서는 최근 건설 경기 침체로 레미콘 출하량이 감소한 가운데 원가 상승 요인이 겹치면서 업계의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레미콘업계가 가장 크게 호소하는 부분은 출하량 감소와 비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다. 건설 프로젝트 감소로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지난해 단가 인하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것이다. 생산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원가 부담이 늘어나면 업계 전반의 경영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운송 비용 부담의 경우 최근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레미콘은 생산 후 일정 시간 내에 현장으로 운송해야 하는 특성상 운송비 비중이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레미콘업계는 최근 유가 급등이 단가 협상에 새로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레미콘 운송에 사용되는 차량 대부분이 경유를 사용하는 만큼 유가 상승분이 사실상 제조업체 부담으로 전가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한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가가 단기간에 급격히 상승한 상황인데 경유 가격 인상분은 대부분 레미콘 제조업체가 떠안는 구조”라며 “이미 출하량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 업계의 적자 구조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협상에서 제시된 인상안에도 최근 유가 상승분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경유 가격은 리터당 2000원 수준까지 오른 상태다. 특히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레미콘 업계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원자재 가격 변동 역시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시멘트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유연탄 가격은 유가를 포함한 국제 에너지 시장 상황에 따라 크게 변동하는데 이는 원가의 25% 비중을 차지한다.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유연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시멘트 제조 원가가 크게 상승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원자재 가격 상승은 레미콘 원가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결국 이는 레미콘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지며 단가 인상 요인으로 반영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최근 국제 정세 불안과 에너지 가격 변동성을 감안할 때 원가 부담이 언제든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가 인하 요구가 지속될 경우 업계의 경영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출하량 감소와 유가 상승에 따른 운송비 부담, 원자재 가격 변동 등 여러 비용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며 “업계의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서는 실제 비용 구조를 반영한 합리적인 단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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