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 14개국 참가…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K-배터리 생태계' 과시
정부 "배터리 생산세액공제 도입"…초격차 혁신으로 글로벌 제조 허브 도약
배터리 3사, 차세대 UPS 솔루션·ESS 로드맵·액침냉각 등 영토 확장 새 비전 제시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이라는 거센 변화 속에서 전기차를 넘어 에너지저장장치, 로봇, 드론, 방산에 이르기까지 배터리의 영토를 과감히 확장해야 한다."

11일 엄기천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에서 엄기천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동하 기자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 K-배터리가 선택한 돌파구는 명확한 '영토 확장'이었다. 정부 역시 정책 지원을 약속했다.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배터리는 첨단산업의 심장"이라며 "국내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배터리 분야의 생산세액공제 도입을 추진하고 핵심광물-소재-마더팩토리로 이어지는 삼각벨트 조성을 통해 글로벌 배터리 제조의 허브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이번 전시회는 14개국 667개 기업이 참여해 2382개 부스를 마련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이번 전시는 이날부터 오는 13일까지 진행된다.

   
▲ LG에너지솔루션 인터배터리 2026 부스 전경./사진=미디어펜 김동하 기자


◆ LG에너지솔루션, "AI 인프라부터 로봇까지"…차세대 팩 과시

참가 기업 중 가장 넓은 규모의 부스를 마련한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혁신 선도기업'을 주제로 내세웠다.

   
▲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된 차세대 JP6 무정전전원장치(UPS)용 랙 시스템./사진=미디어펜 김동하 기자


가장 주목받은 공간은 '에너지 인프라 존'이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 리튬인산철(LFP) 기반의 차세대 JP6 무정전전원장치(UPS)용 랙 시스템과 배터리 백업 유닛(BBU) 솔루션을 국내 최초로 공개하며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기술을 선보였다.

모빌리티 존에는 자사 최초의 자동차용 미드 니켈 배터리가 탑재된 르노 세닉 실물이 전시됐다. 고성능 시장을 겨냥한 하이니켈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와 함께, 원통형 팩 기술인 'CAS(Cell Array Structure)'를 도입해 냉각 효율과 열 폭주 방지 성능을 극대화한 기술력을 소개했다.

   
▲ 베어로보틱스의 자율주행 로봇 'Carti100'./사진=미디어펜 김동하 기자


로보틱스 및 드론 존에는 가전과 로봇을 결합한 LG전자 'LG 클로이드(LG CLOiD)'와 베어로보틱스의 자율주행 로봇 'Carti100', K-드론얼라이언스와 협력한 혈액수송용 드론 등을 배치해 배터리 포트폴리오의 확장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 삼성SDI 인터배터리 2026 부스 전경./사진=미디어펜 김동하 기자


◆ 삼성SDI, 초고출력 BBU 집중 조명…차세대 브랜드 전격 공개

'AI의 상상, 배터리가 현실로'라는 슬로건을 내건 삼성SDI 부스는 첨단 배터리 솔루션 전시에 집중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차세대 배터리 브랜드의 전격 공개다. 각형과 전고체 배터리 기술의 장수명·고용량 스택 기술 진화를 반영한 '프리즘스택'과 '솔리드스택'이라는 새로운 명칭을 글로벌 최초로 선보이며 기술 초격차를 강조했다.

   
▲ 삼성SDI 부스 전면에 배치된 무정전전원장치(UPS) 및 BBU용 배터리 솔루션./사진=미디어펜 김동하 기자


부스 중앙에는 무정전전원장치(UPS) 및 BBU용 배터리 솔루션을 전면 배치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백 제로화를 지원하는 초고출력 배터리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ESS 분야에서는 일체형 배터리 솔루션인 '삼성배터리박스(SBB)'의 풀 라인업과 함께 AI 기반 화재 예방 소프트웨어 'SBI(Samsung Battery Intelligence)'를 처음 선보였다. 

   
▲ 삼성SDI가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로드맵./사진=미디어펜 김동하 기자


더배터리컨퍼런스 기조연설에 나선 주용락 연구소장은 올 하반기 양산에 돌입하는 LFP 배터리 적용 'SBB 2.0'과 내년 양산을 목표로 올 연말까지 제품 개발을 마칠 전고체 배터리의 로드맵도 재확인했다. 글로벌 전동공구 브랜드 밀워키와 공동 마케팅을 진행해 탭리스 기술이 적용된 초고출력 원통형 배터리의 성능을 실물로 확인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 SK온 인터배터리 2026 부스 전경./사진=미디어펜 김동하 기자


◆ SK온, 액침냉각 팩·CTP 솔루션 등 혁신 패키징 중심 전시

SK온은 '차세대 에너지 시대를 열다'를 주제로 부스를 열었다. 단품 셀과 모듈을 넘어선 팩 단위 패키징 확장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 SK온 부스에 전시된 파우치 셀투팩(CTP) 혁신 패키지 솔루션./사진=미디어펜 김동하 기자


코어 테크 존에서는 모듈을 없애고 셀과 팩을 통합해 공간 효율과 원가 경쟁력을 높인 파우치 CTP(셀투팩), 단열재를 줄이고 알루미늄 냉각 플레이트를 결합해 냉각 성능을 최대 3배 높인 대면적 냉각기술(LSC) CTP, 모듈을 생략한 파우치 통합 각형 팩 등 3종의 혁신 패키지 솔루션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 SK온이 사내독립기업(CIC) SK엔무브가 공동 개발 중인 액침냉각 팩 모형./사진=미디어펜 김동하 기자


특히 사내독립기업(CIC) SK엔무브와 공동 개발 중인 '액침냉각 팩' 모형은 차량 하부 모형 안에 소형 모듈이 절연성 냉각 플루이드에 침지된 모습을 시각적으로 연출해 배터리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열 제어 기술의 원리를 직관적으로 설명했다.

   
▲ SK온 부스에 전시된 전기화학 임피던스분광법(EIS) 기반 예방·진단 시스템을 접목한 컨테이너형 ESS DC 블록./사진=미디어펜 김동하 기자


올해 신규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는 ESS 분야에서는 업계 최초로 전기화학 임피던스분광법(EIS) 기반 예방·진단 시스템을 접목한 컨테이너형 ESS DC 블록을 선보였다. 교류 신호로 배터리 내부 저항을 분석해 기존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이 놓치기 쉬운 미세 결함을 조기 예측하는 기술로 경제성과 유지 편의성을 단번에 끌어올렸다.

   
▲ SK온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위아의 물류로봇(AMR)./사진=미디어펜 김동하 기자


부스 한쪽에는 자사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위아의 물류로봇(AMR) 실물을 배치하고, 레이저 인그레이빙 기반으로 가스 배출구 위치를 유연하게 설계한 각형 '온 벤트 셀(On-vent Cell)'을 공개하며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으로의 확장성을 증명했다.

전기차 캐즘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라는 위기 속에서도 K-배터리 3사는 단순한 부품 제조사를 넘어 AI 전력망 인프라와 로보틱스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었다. 코엑스 전시장을 가득 채운 혁신적인 팩 단위 패키징 솔루션과 신수요 포트폴리오 확장은 다가올 에너지 시대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보여줬다.

엄기천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은 "상생을 기반으로 한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AI 기반 제조 혁신, 차세대 배터리 기술 확보, 그리고 재활용·순환경제 체제 구축을 통해 단기 성과를 넘어 장기적인 산업 경쟁력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