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공급 부족 속 ‘기술 완성도’가 성패 갈라
D램 1위 탈환 삼성, HBM4 양산으로 약진 예고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 부족 현상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주요 제조사들은 단순 점유율 확대보다는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는 한편, 차세대 제품인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중심으로 한 기술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D램 업체들의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D램 26%, 낸드플래시 24%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 부족 현상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주요 제조사들은 단순 점유율 확대보다는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는 한편, 차세대 제품인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중심으로 한 기술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하지만 이러한 공급 확대가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황민성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위원은 “2027년 하반기 전까지는 의미 있는 공급 확대가 어렵고, 공급 부족 해소 시점은 2027년 하반기 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같은 수급 불균형 여파로 올해 HBM 공급사들의 핵심 화두는 ‘점유율’보다 ‘마진 경쟁’이 될 전망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제조사들이 고부가 제품 중심의 내실 경영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 지형도에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지난해 HBM 시장에서 출하량과 매출 기준 약 60%의 비중을 차지했던 SK하이닉스는 올해 그 비중이 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차세대 규격인 HBM4 시장부터는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황 연구위원은 “지난해 대비 올해 HBM4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약진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의 경쟁력 강화를 점쳤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반격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3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3.4%포인트 오른 수치로, 2024년 4분기 이후 1년 만에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러한 범용 D램의 지배력은 차세대 HBM4 시장의 강력한 추진력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설계부터 위탁생산(파운드리), 첨단 조립(패키징)까지 전 공정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기업이다. 고객사별 요구에 맞춘 ‘커스텀(맞춤형) HBM’ 제작이 필수적인 HBM4 시대에 최적화된 구조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범용 제품에서 확보한 수익성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파운드리와 메모리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HBM4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기존 시장 리더인 SK하이닉스는 기술적 보완 과제에 직면해 있다. 황 연구위원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용 HBM4 제품 설계를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하이닉스가 이를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가 향후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되는 2027년까지는 결국 누가 더 완벽한 제품을 먼저 내놓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HBM4를 기점으로 제조사 간 기술 격차가 좁혀지면서, 기술 완성도와 수율 확보 능력이 시장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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