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 정기주주총회 개최…이사 선임 놓고 표 대결
고려아연은 이사 선임 5인…영풍·MBK 측은 6인 주장
국민연금 캐스팅보트 주목…소액주주·기관투자자 표심도 변수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고려아연과 영풍·MBK 측의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을 두고 표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표 대결은 단순히 이사 선임을 넘어 향후 고려아연의 지배구조와 경영 방향을 좌우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 측과 영풍·MBK 측이 이사 선임을 두고 표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고려아연 주주총회 모습./사진=고려아연 제공


1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총 의결사항으로는 제52기 연결 및 별도 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비롯해 △소수주주에 대한 보호 관련 정관 명문화의 건 △전자주주총회 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 △이사회 내 독립이사 구성요건 명확화 및 독립이사 명칭 변경의 건 등이 있다. 

특히 고려아연과 영풍·MBK 측은 이사 선임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에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6명의 임기가 만료되는데 고려아연은 5명의 이사만 선임하는 안건을 냈다. 반면 영풍·MBK 측은 6명 모두를 선임해야 한다고 안건을 제안했다. 

이사 선임 수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사회 장악 때문으로 해석된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현재 19명 구성원 중 4명이 직무정지됐으며 6명이 임기가 만료되면 고려아연 측 6명, 영풍·MBK 측 3명이 된다. 

고려아연 측의 안건대로 5명을 선임할 경우 이사회 내에 고려아연 측은 9명, 영풍·MBK 측은 5명으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6명이 선임되면 고려아연 측 9명, 영풍·MBK 측 6명으 구도를 갖추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이사회 내 격차가 줄어들어 영풍·MBK 측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다.

결국 올해 이사회에서도 고려아연과 영풍·MBK 측의 표 대결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 선임 수를 놓고서는 다득표 의안이 가결되기 때문이다. 

지분을 살펴보면 영풍·MBK 측 지분은 42.1%, 고려아연은 최윤범 회장과 우호지분을 합쳐 약 38.7%다. 지분은 영풍·MBK 측이 앞서지만 격차는 크지 않다. 이에 약 5%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이번에도 캐스팅보트를 쥐면서 주총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도 고려아연 측 안건에 대해 찬성한 적이 있다. 

또 소액주주와 기관, 해외투자자들의 표심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들의 표심은 의결권 자문기관 권고와 분석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고려아연 측 안건으로 권고가 몰리는 분위기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보고서를 통해 고려아연 측이 제시한 ‘이사 5인 선임안’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도 고려아연 측 제안에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국내에서는 한국ESG평가원이 현 경영진을 지지하며 주요 안건에 대해 고려아연 측 안건에 찬성 의견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최윤범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은 있으나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고, 주주환원 정책도 충실히 이행하고 있어 대체로 현 경영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권 분쟁은 앞으로도 지속…“투자자 신뢰 확보해야”

업계 내에서는 이번 주주총회가 장기적인 경영 방향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내이사 후보에 올라 있는 최윤범 회장이 회사의 신사업과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고 있다. 3대 신사업인 자원순환·이차전지 소재·신재생에너지를 육성하고 있으며, 미국 제련소 투자도 최 회장의 전략 아래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되면 최 회장의 경영 전략 실행력이 한층 강화되면서 장기적인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최 회장은 3대 신사업과 미국 제련소를 통해 2033년까지 매출 25조 원, 영업이익률 12%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 전략에도 불구하고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영풍·MBK 측은 지속적으로 지분 확대와 이사회 장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영 의사 결정권 확보와 핵심 임원 교체 등 경영권 장악을 위한 다각도의 움직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고려아연은 안정적인 실적과 신사업 성과를 내세워 주주 신뢰를 확보하고, 경영권 방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내에서는 향후 분쟁이 단순 표 대결을 넘어 투자자 신뢰를 확보하는 장기전 양상을 띨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장기전이 될 것”이라며 “소액주주와 기관투자자 설득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보여주는 것이 승부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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