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태민 기자]준공 이후에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이 늘어나며 다시금 건설사의 자금 부담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투입된 상태에서 분양 대금 회수가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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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공 이후에도 분양이 이뤄지지 않은 ‘악성 미분양’이 다시 증가하며 건설사들의 자금 부담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14일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576가구로 집계됐다. 전월 6만6510가구보다 0.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준공 후 미분양은 2만9555가구로, 전월 2만8641가구보다 3.2% 늘며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업계는 준공 후 미분양이 늘어나는 배경으로 수도권과 지방 간 주택시장 회복 속도 차를 꼽는다. 수도권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점차 회복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지방은 인구 감소와 지역 경기 둔화, 공급 부담 등이 맞물리면서 분양 수요 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준공 후 미분양은 공사가 완료된 이후에도 분양이 이뤄지지 않은 물량을 의미한다. 이미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대부분 투입된 상태에서 분양 대금 회수가 늦어지는 만큼 업계에서는 대표적인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한다. 일반 미분양보다 사업 리스크가 크고 자금 회수 시점이 늦어질수록 금융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건설사 입장에서는 관리가 필요한 물량이다.
미분양 물량이 지방에 집중된 점도 업계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1월 기준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은 2만5612가구로 전체의 약 86.7%를 차지했다. 수도권은 3943가구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경남 3537가구, 경북 3268가구, 부산 3249가구, 대구 3156가구 순으로 많았다.
최근 몇 년간 지방에서 분양된 사업장들이 잇따라 준공 시점에 들어서면서, 분양 당시 시장 침체로 계약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던 단지들이 통계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점도 증가 요인으로 거론된다. 수도권은 일부 물량 소화가 진행되는 반면 지방은 적체가 장기화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분양 수입이 늦어질 경우 사업장 자금 회수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상환과 사업장 운영 자금 확보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특히 지방 사업 비중이 높은 중견 건설사의 경우 미분양 물량이 늘어날수록 유동성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미분양 해소를 위한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무상 옵션 확대나 분양 조건 완화가 활용되고 있고, 장기 미분양 사업장의 경우 임대 전환이나 기업형 임대사업자와의 협력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적극적인 가격 인하 방식의 할인 분양에는 신중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기존 계약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분양가 하락이 주변 단지 시세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24년 대구 ‘안심 호반써밋 이스텔라’에서는 최대 9300만 원 수준의 할인 분양과 잔금 유예 조건이 제시되자 기존 수분양자들의 반발이 불거진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방 주택시장은 거래 회복 속도가 수도권보다 느린 상황”이라며 “준공 후 미분양 물량 관리가 올해 건설사 경영 안정성을 좌우하는 변수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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