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하 기자] 대미투자특별법(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국내 건설기계 업계의 북미 현지화 전략에 실질적인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주요 전략 산업의 미국 현지 인프라 구축에 수반되는 대규모 건설 장비 수요를 안정적으로 흡수하는 동시에, 건설기계 기업 자체의 현지 생산 거점 및 부품망 확충에 필요한 자본 지출(CAPEX)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재무적 기반이 마련된 결과다. 국내 건설기계 업계는 단순한 완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 판매망과 유지보수(A/S) 체계를 아우르는 사업 구조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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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미투자특별법(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국내 건설기계 업계의 북미 현지화 전략에 실질적인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은 HD건설기계가 수주한 36톤급 디벨론 굴착기./사진=HD건설기계 제공 |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대미투자특별법의 자금 지원 대상에는 조선업뿐만 아니라 배터리, 에너지, 중공업 등 주요 핵심 산업의 대미 인프라 투자가 폭넓게 포함된다.
신설되는 자본금 2조 원 규모의 '한미전략투자공사'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 본토에 대규모 공장을 신설하거나 기존 인프라를 현대화할 때 필요한 저리의 시설 자금 대출과 지급 보증을 전담하게 된다. 이 같은 거시적인 자본 집행은 북미 현지에서 굴착기, 휠로더 등 중대형 건설 장비와 컴팩트 트랙 로더(CTL) 등 소형 장비 수요의 구조적인 확대로 직결된다.
국내 배터리, 자동차 및 조선 기업들이 북미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대규모 토목 및 건설 공사에 착수하거나 설비를 증설할 때 현지 조달망과 서비스 역량을 갖춘 국내 건설기계가 우선적으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규제 강화와 국가 보안 이슈로 인해 중국산 건설 장비의 북미 시장 진입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상황이다. 국내 건설기계 업계는 중국산 장비 비제로 형성된 시장 공백을 안정적인 캡티브 마켓(내부 시장) 물량을 바탕으로 빠르게 채워나갈 수 있는 구조적 이점을 확보했다.
직접적인 금융 수혜에 따른 현지 밸류체인 내재화 효과도 핵심적인 수익성 방어 요인이다. 건설기계 산업의 본원적 경쟁력은 신규 장비 판매를 넘어 장비 가동 중단(다운타임)을 최소화하기 위한 신속한 유지보수와 교체 부품 공급망, 즉 현지 부품유통센터(PDC)의 확보 능력에서 판가름 난다.
국내 기업들은 대미투자법에 따른 금융 지원을 활용해 북미 현지의 생산 라인을 증설하거나 대규모 PDC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다. 이는 고금리 환경에서 막대한 현금이 묶이는 직접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북미 현지의 딜러 네트워크와 A/S 밸류체인을 내재화해 상업적 이익률을 제고하는 방식이다.
북미 소형 건설기계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한 두산밥캣은 기존 현지 인프라를 바탕으로 밸류체인 고도화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노스다코타주 비즈마크와 미네소타주 리치필드 등에 위치한 주요 생산 거점의 설비를 효율화하며 현지 생산 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핵심 부품의 북미 현지 조달 비율을 높여 글로벌 물류 변동성 리스크를 통제하고 미국 연방정부의 현지화 요건을 충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형 로더 외에도 농업 및 조경용 장비(GME) 등 인접 시장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특정 건설 경기 사이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전략을 병행 중이다.
HD현대의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북미 영업망 확충과 제품 라인업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미 인프라 투자 수요에 맞춘 대형 굴착기와 휠로더 신모델을 투입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한편, 현지 수요가 높은 소형 트랙 로더(CTL) 신제품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보강했다.
특히 부품 공급의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현지 PDC를 지속적으로 확대 구축하며 딜러의 A/S 역량과 부품 수급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현지 부품 인프라 확충은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딜러사와의 협상력을 제고하는 밸류체인 내재화의 핵심으로 분석된다.
대미투자특별법에 따른 실질적인 자금 집행은 관련 시행령 정비가 마무리되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건설기계 업계 관계자는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는 K-건설기계가 현지 전략 산업 밸류체인의 기반을 다지는 핵심 인프라 공급자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투자공사의 금융 지원을 통해 북미 현지 조달망과 A/S 인프라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구축하고 상업적 수익성을 입증해 내는지가 향후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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