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19년 계열사 누락. 자산 1조 원대 규제 공백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HDC 동일인인 정몽규 회장이 기업집단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친족이 지배하는 회사 20곳을 계열사 현황에서 누락한 사실이 적발됐다. 일부 회사는 최장 19년 동안 계열사에서 빠지며 자산 1조 원대 규모의 규제 공백이 발생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정자료 허위 제출 혐의로 정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사진=미디어펜


17일 공정위에 따르면 정 회장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동생 일가가 지배하는 8개사와 외삼촌 일가가 지배하는 12개사 등 총 20개사를 소속회사 현황에서 제외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 17개사 △2022년 19개사 △2023년 19개사 △2024년 18개사가 누락됐다.

누락된 회사에는 인트란스해운, 싱크로해운, 태성아이엔티 등 동생 일가 회사와 에스제이지홀딩스, 에스제이지세종, 쿤스트할레 등 외삼촌 일가 회사가 포함됐다.

공정위는 정 회장이 기업집단 동일인이자 지주회사 HDC 대표이사로 장기간 재직하며 계열회사 범위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누락된 회사 대부분이 동생과 외삼촌 등 가까운 친족이 소유하거나 직접 경영하는 회사로 가족 행사와 회사 행사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류해 온 점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자료 제출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친족회사 지분율이 계열회사 요건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정황도 드러났다. 담당자와 비서진은 누락이 적발될 경우 제재 가능성을 검토했고 관련 내용은 정 회장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HDC 측은 계열편입이나 친족분리 등 후속 조치를 하지 않은 채 누락된 상태의 지정자료를 2024년까지 매년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락된 회사들의 자산 규모는 연도별로 1조 원을 넘는 수준이었다. 일부 회사는 최장 19년 동안 계열회사에서 빠져 사익편취 규제나 공시 의무 적용을 받지 않는 등 규제 공백 상태가 발생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가까운 친족이 운영하는 회사를 다수 누락하고도 시정하지 않은 것은 지정자료 제출 의무를 경시한 행위”라며 “앞으로도 지정자료 허위 제출에 대해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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