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대한전선이 북미와 중동, 동남아를 잇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위상을 높이고 있다. 대규모 투자와 공격적인 수주 전략이 실적으로 직결되며, 매년 역대 최대 성과를 갈아치우는 모습이다.
최근 공시된 실적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3조6360억 원, 영업이익 128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5% 증가했으며, 특히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조241억 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 원 고지를 넘어섰다. 수주 잔고 역시 3조 6633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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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전선이 미국에서 케이블 포설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대한전선 제공 |
대한전선의 이러한 약진은 80년 간 축적된 기술적 저력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41년 설립된 대한전선은 국내 최초의 전선 회사로서 대한민국 케이블 산업의 기틀을 닦았다. 특히 국가 핵심기술인 500kV급 초고압 케이블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하며 기술 자립을 이뤄냈다.
장거리 전력 전송의 핵심인 HVDC(초고압직류송전)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한전선은 국내 최초로 500kV 전류형 및 525kV 전압형 HVDC 지중 케이블 시스템을 개발해 국제 공인 인증을 취득했으며, 지난 2024년 9월 미국에서 320kV 전압형 HVDC 케이블을 처음 수주하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글로벌 영토 확장의 백미는 유럽 시장이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영국 전력청인 내셔널그리드(National Grid)와 대규모 ‘프레임워크’ 계약을 체결하며 213억 파운드(약 40조 원) 규모의 사업 참여 기회를 확보했다. 프레임워크는 일정 기간 정해진 조건으로 물품을 공급하는 장기 계약으로, 대한전선은 이를 통해 최장 8년간 영국 전역의 525kV 및 320kV급 HVDC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하게 됐다.
당시 송종민 부회장은 직접 영국 런던 본사를 찾아 주요 관계자들과 사업 계획을 논의하며 파트너십을 공고히 했다. 이는 기술 장벽이 높은 유럽 시장에서 대한전선의 품질 신뢰성을 인정받은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기술력은 글로벌 최대 격전지인 북미 시장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송전망의 70% 이상이 노후화된 가운데, 정부의 인프라 투자 법안(IIJA) 예산 집행과 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폭증이 맞물리며 ‘전선 슈퍼 사이클’을 맞이했다.
대한전선은 기술적 난도가 높은 500kV 초고압 프로젝트 수주전에서 압도적인 성공률을 기록하며 현지 톱티어들을 압도하고 있다. 특히 설계부터 시공까지 책임지는 ‘풀 턴키(Full Turn-key)’ 역량은 현지 언론으로부터 “미국 전력망 현대화의 핵심 파트너”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비즈니스 영토 확장을 위한 생산 기지 다각화도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 3월 11일 베트남 동나이성에 착공한 현지 최초의 400kV 초고압 케이블 공장은 동남아 시장 선점은 물론, 오세아니아와 유럽 등으로 수출을 확대하는 ‘제2의 글로벌 허브’ 역할을 할 전망이다.
미래 먹거리인 해상풍력 분야에도 화력을 집중한다. 충남 당진 해저 1공장의 2단계 준공이 임박한 가운데,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총 1조 원이 투입되는 ‘해저 2공장’ 건설도 속도를 내고 있다. 완공 시 생산 능력이 기존 대비 5배 이상 확대돼 전 세계 HVDC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도약한다는 복안이다.
한편, 지난 2월 초 ‘일렉스 코리아 2026’ 현장에서 송 부회장은 “HVDC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가 전력망의 핵심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프로젝트 성공에 기여하고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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