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세계적인 영화제들이 앞다투어 초청하는 우크라이나의 거장 세르히 로즈니차 감독이 신작 '두 검사'로 국내 관객들과 처음 만난다.
배급사 M&M 인터내셔널은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이자 평단의 압도적인 찬사를 받은 '두 검사'의 개봉일을 오는 4월 1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영화 '두 검사'는 1937년 스탈린 대숙청이 휘몰아치던 구소련을 배경으로 한다. 어느 교도소 수감자가 쓴 혈서를 우연히 발견한 신입 검사가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권력의 미로 속으로 발을 들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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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르히 로즈니차 감독의 영화 '두 검사' 포스터. /사진=M&M 인터내셔널(주) |
실제 시베리아 강제수용소에서 16년 간 수감 생활을 했던 러시아 작가 게오르기 데미도프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며, 개인의 선의가 거대한 전체주의 체제 안에서 어떻게 마모되고 소진되는 지를 서늘하게 그려낸다.
세르히 로즈니차 감독은 구소련 출신으로,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오가며 동유럽 현대사의 폭력과 기억을 집요하게 탐구해 온 인물이다. '안개 속에서', '돈바스', '바비 야르 협곡'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칸 영화제에 초청되며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특히 이번 '두 검사'는 '돈바스'(2018)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극영화로, 2025년 제78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동시대 현실을 가장 예리하게 다룬 작품에 수여하는 프랑수아 샬레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유럽 등 해외 평단은 로즈니차 감독을 향해 "아카이브를 가장 완벽하게 활용하는 동시대 최고의 관찰자"라는 평가를 보낸다. 외신들은 이 작품을 두고 “카프카나 조지 오웰을 떠올리게 하는 부조리한 긴장감”(르 몽드), “폭정이 일상에 스며드는 과정을 그린 섬뜩한 우화”(가디언)라며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95%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화답했다. 특히 고정된 카메라와 절제된 미장센을 통해 스탈린 시대의 질식할 듯한 공기를 완벽히 재현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전쟁과 권위주의의 그림자가 다시 짙어지는 전 세계적 정세 속에서, '두 검사'는 단순한 역사 영화를 넘어 현재를 향한 서늘한 경고로 다가온다. 그간 유수의 영화제와 특별전을 통해서만 간간이 소개되었던 로즈니차 감독의 영화가 국내 극장에서 정식 개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영화 팬들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인류 문명의 비극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묵직하게 기록해 온 그의 예술적 정수가 오는 4월, 한국 스크린에 펼쳐질 예정이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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