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중견 건설사들이 서울 틈새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대형사들이 대규모 정비사업 수주전에 집중하는 사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소규모 정비사업을 발판 삼아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외형 확대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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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견 건설사들이 서울 소규모 정비사업장을 적극 공략하며 입지 확대에 나서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 강화와 외형 확대를 이루겠다는 복안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18일 업계에 따르면 극동건설은 최근 서울 동작구 '극동강변아파트' 소규모 재건축 정비사업을 수주, 올해 첫 마수걸이 실적을 올렸다. 해당 사업은 지하 3층~지상 24층, 총 149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공사비는 3.3㎡당 989만 원 수준이다. 회사가 서울·수도권 정비사업 확대 방침을 밝힌 이후 거둔 첫 성과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브랜드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극동건설은 같은 해 출범한 남광토건과 함께 주택 브랜드 통합 및 리뉴얼 작업을 진행 중으로, 상반기 중 새로운 브랜드 체계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 이미지를 재정비하고 주택사업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남광토건 역시 서울 정비사업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2월 송파구 가락7차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권을 확보한 데 이어 마포로5-2구역 재개발사업 입찰에도 참여 중이다.
다른 중견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쌍용건설은 지난달 동작구 노량진역 인근 '은하맨션' 가로주택정비사업을 따냈고, HJ중공업은 강북구 번동3-2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며 서울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부건설 또한 중랑구 신내동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하면서 정비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이처럼 중견 건설사들이 소규모 정비사업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사업적 특성이 자리한다. 모아주택, 가로주택 등 소규모 정비는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인허가와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르고, 불확실성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인허가부터 분양, 착공까지 기간이 짧아 자금 회수 속도 역시 빠른 편에 속한다.
무엇보다 대형 건설사와의 직접 경쟁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서울 주요 정비사업은 공사비가 수조 원대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주를 이루는 만큼 중견사 단독 참여가 쉽지 않은 구조다. 반면 소규모 정비사업은 부담이 비교적 낮아 중견사들도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으로 평가된다.
브랜드 전략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지역 기반 사업만으로는 인지도 확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상징성을 갖춘 서울 사업을 통해 브랜드 존재감을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특히 복수의 사업지를 확보해 이른바 '브랜드 타운'을 형성할 경우 가시성과 신뢰도를 동시에 제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다.
실제 코오롱글로벌은 서울 중랑구 면목동 일대 모아타운 정비사업 구역에서 '하늘채' 브랜드 타운 조성을 가시화하고 있다. 2023년부터 면목역3의1∙2∙3~4, 8구역 등에 깃발을 꽂았고, 지난해 말에는 면목동1-4번지 일대 시공권을 거머쥐었다. 2차 현장설명회에 단독 참석한 면목역3의7구역 수주도 유력하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건설사와의 정면 승부를 피하면서도 서울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기 때문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 정비사업 실적은 향후 수주 경쟁력과 브랜드 평가에 직결되는 요소"라며 "중견 건설사 입장에서는 대형 사업에 무리하게 뛰어들기보다 소규모 정비사업을 통해 단계적으로 기반을 넓히는 전략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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