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권력을 향한 인간들의 추한 욕망을 그리고 있는 ENA와 디즈니+의 '클라이맥스'가 베일을 벗자마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는 온통 주지훈과 차주영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대한 이야기로 뜨겁다. 특히 17일 방송된 2회에서 보여준 두 사람의 정면충돌은 "숨소리조차 내기 힘들 만큼 압도적이었다"는 평가를 이끌어내며 하반기 최고 화제작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가장 놀라운 지점은 배우 차주영의 '완벽한 타락'. 전작들에서 도시적이고 지적인 이미지를 주로 선보였던 차주영은 이번 '클라이맥스'에서 재벌가의 후처이자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막후 실력자인 '이양미' 역을 맡아 배우 인생의 정점을 찍고 있다. 이양미는 부와 권력을 손에 쥐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내면에 감춰진 천박한 본성을 거침없는 말투와 서늘한 눈빛으로 쏟아내는 인물이다.
특히 17일 방송분에서 차주영은 화려한 명품 의상을 입은 채 입으로는 시장바닥보다 더 저급하고 날 선 독설을 내뱉는 반전 연기를 선보였다. 고상한 척 포장된 상류층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필요하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엔터계 포식자의 면모를 소름 끼치게 그려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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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라이맥스'에서 연기 변신을 통해 정면 충돌하는 방태섭 역의 주지훈과 이양미 역의 차주영./사진=ENA 제공 |
시청자들은 "우아함과 밑바닥의 천박함이 한 몸에 섞인 역대급 캐릭터가 탄생했다", "차주영의 목소리 톤이 바뀌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며 그녀의 연기 변신에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차주영의 서슬 퍼런 공세에 맞서는 주지훈의 연기 또한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결을 보여준다.
주지훈은 최고의 권력을 향해 뒤틀린 욕망을 품은 채 살아가는 '검사 방태섭'으로 분해, 특유의 여유로운 연기 대신 극도로 절제되면서도 날카로운 감정선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아내인 톱스타 배우 추상아(하지원 분)에 대한 애뜻한 애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아내를 자기 권력 지향의 재물로 삼을 수 있는 냉정한 욕망을 지니고 있다.
이런 두 사람의 욕망과 욕망의 맞대결 장면은 그야말로 '불꽃 튀는 연기 전쟁'이었다. 차주영이 천박한 말투로 주지훈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며 몰아붙이자, 주지훈은 단 한 마디의 짧은 대사와 미세하게 떨리는 안면 근육만으로 그에 맞서는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두 배우가 좁은 공간에서 서로의 숨결이 닿을 듯한 거리에서 설전을 벌이는 장면은 <클라이맥스>가 단순한 복수극이나 재벌극이 아닌, 고도의 심리전임을 증명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이면을 다루는 과정에서 차주영이 보여주는 막후 실력자로서의 카리스마는 극 전체의 무게중심을 단단히 잡고 있다.
16일 첫 공개 이후 단 2회 만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비결은 결국 이들의 '낯선 얼굴'에 있다. 대중이 익히 알던 주지훈의 세련미와 차주영의 정형화된 이미지를 완전히 부수고 나타난 두 사람의 시너지는 '클라이맥스'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됐다. 제작진에 따르면 앞으로 전개될 회차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가 더욱 파멸적인 방향으로 흐르며, 그 과정에서 인간의 본성을 바닥까지 긁어내는 연기 대결이 이어질 예정이다.
'클라이맥스'는 이제 막 서막을 올렸다. 천박함과 우아함 사이를 줄타기하는 차주영과, 그에 맞서 폭주하는 주지훈이 그릴 이 잔혹하고 화려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 시청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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