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상법 앞두고 집중투표제 의무화, 독립이사 제도 강화 등 포함
이사회 전문성 더하는 등 이사 임기 변경 상정도 공통 분모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상법 개정 시행을 앞두고 정기 주주총회에서 각 제약사 이사회가 변화에 나선다. 집중투표제·독립이사 제도·자사주 규제 등 제도 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를 새 이사 후보로 올리는 모양새다.

   
▲ 20일 유한양행을 시작으로 제약업계의 주총이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상법 개정에 따른 변화가 눈에 띈다. 사진은(왼쪽부터)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GC녹십자, 종근당, 동아제약 본사./사진=제미나이


18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정기 주총을 앞두고 정관 변경과 이사 선임, 자사주 활용 등의 안건을 상정했다. 하반기부터 순차 시행되는 개정 상법이 집중투표제 의무화, 독립이사 제도 강화, 전자주주총회 확대, 자사주 의무 소각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본격 시행은 9월이지만 이번 주총이 제도 변화에 따른 리허설이 될 전망이다.

우선 유한양행은 새 이사 후보군부터 눈길을 끈다. 유한양행은 오는 20일 103기 정기 주총에서 신의철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와 법무법인 대륙아주 오인서 대표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신 교수는 면역학·기초의학 분야 전문가로 유한양행의 항체·면역질환 신약 개발과 오픈 이노베이션 확대에 힘을 보탤 인물로 평가된다. 오 변호사는 기업 소송·M&A·지배구조 자문 경험을 갖춘 법조인으로 상법 개정 이후 이사회가 마주할 각종 법률·규제 리스크 대응에 무게를 둔 인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GC녹십자는 이달 주총에서 이사 수를 '3명 이상 7명 이내’로 조정한다. 또한 임기를 최대 3년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과 함께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 전자주주총회 근거 신설 등을 추진한다. 사실상 개정 상법이 요구하는 소액주주 권한 확대 기조를 올해부터 정관에 그대로 선반영하겠다는 뜻이다.

종근당은 이번 정기 주총에서 이사 임기에 관한 정관을 개정해 한 번에 교체되는 이사 수를 줄이는 방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집중투표제가 전면 시행될 경우 특정 주주가 단번에 이사회 다수를 장악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종근당은 정관 변경으로 의약품,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 및 화학물질 등의 시험·검사·분석 수탁업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신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이사회 자체를 미래 사업 플랫폼으로 전환한다. 대웅제약은 26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이사 최인혁 씨를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디지털 금융·플랫폼 비즈니스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이사회에 들여와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플랫폼 연계 사업 확대, 데이터 기반 약국·병원 네트워크 전략 등에 대한 자문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한미약품을 포함한 한미그룹 계열사들은 자사주를 정면에 올려 놨다.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제이브이엠 등 3사는 이번 주총에서 보유 자사주의 70%를 소각하고 나머지 30%는 임직원 성과 보상 재원으로 활용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신뢰 회복 의지를 동시에 드러낸 조치로 평가된다.

동아제약은 소비자 건강·브랜드 사업에 맞춘 이사회 재편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동아제약은 일반의약품·헬스케어 사업 경험이 풍부한 외부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건강기능식품·디지털 헬스케어 등 신사업 확대를 염두에 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했다. 의약품에 더해 생활·헬스케어 브랜드 비중이 큰 만큼 신약 개발외에도 소비자 접점·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이사회 차원에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은 이사회에 전문성과 향후 사업 계획을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이사 임기와 정원을 나누는 방향도 재설계되는 첫 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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