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베네수엘라가 사상 처음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을 차지했다. 그것도 국가간 상당히 껄끄러운 관계인 미국을 꺾고 거둔 우승이어서 더욱 극적이었다.
베네수엘라는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WBC 결승전에서 미국을 3-2로 누르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전 최고 성적이 2009년 대회 4강이었던 베네수엘라는 처음 결승에 올라 첫 우승까지 하는 쾌거를 이뤘다. 정상에 이르기까지 결코 만만찮은 상대들을 물리쳤다. 8강전에서 디펜딩 챔피언이자 강력한 우승후보 일본을 8-5로 꺾었고, 준결승에서는 돌풍의 이탈리아를 4-2로 제압했다. 그리고 결승에서 야구 종주국 미국마저 무너뜨려 감격이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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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네수엘라가 미국을 꺾고 사상 처음 WBC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사진=WBC 공식 SNS |
특히 미국이 지난 1월 군사 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지 2개월 남짓밖에 안됐다. 민감한 상황에서 두 팀이 WBC 결승에서 맞붙게 돼 '마두로 더비'로 불리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미국은 2017년 이후 9년 만에 우승을 노렸지만 또 다시 정상 문턱에서 좌절했다. 미국은 직전 대회였던 2023년에도 결승에 올랐으나 일본에 패해 준우승에 머문 바 았다.
양 팀 다 타선에 메이저리그 특급 타자들이 포진했지만 많은 점수가 나오지는 않았다.
베네수엘라 선발 투수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역투가 돋보였다. 로드리게스는 메이저리그 올스타급 미국 강타선을 4⅓이닝 동안 1안타 1볼넷만 내주고 삼진 4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로드리게스가 마운드를 든든히 지키자 베네수엘라가 먼저 점수를 내고 앞서갔다. 3회초 살바도르 페레스(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우전 안타와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볼넷으로 1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여기서 미국 선발투수 놀란 매클레인(뉴욕 메츠)의 폭투로 1사 2, 3루가 되자 마이켈 가르시아(캔자스시티 로열스)가 깊숙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선취점을 뽑아냈다.
베네수엘라는 5회초 윌리어 아브레우(보스턴 레드삭스)가 매클레인을 중월 솔로포로 두들겨 2-0으로 달아났다.
미국은 상대 선발 로드리게스에 눌렸을 뿐 아니라 5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불펜 투수들도 공략하지 못해 계속 끌려갔다.
점점 미국의 패색이 짙어지던 8회말 한 방이 터져나왔다. 2사 후 보비 위트 주니어(캔자스시티 로열스)가 볼넷 출루한 다음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베네수엘라 5번째 투수 안드레스 마차도(오릭스 버펄로스)를 상대로 중월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단번에 2-2 동점이 되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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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네수엘라 선수들이 9회초 결승점을 뽑아내자 다함께 환호하고 있다. /사진=WBC 공식 SNS |
자칫 분위기가 미국 쪽으로 넘어갈 수 있었지만 베네수엘라가 돌아선 9회초 공격에서 다시 집중력을 발휘했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개럿 휘틀록(보스턴 레드삭스)을 공략했다. 선두타자 루이스 아라에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볼넷을 골라 나가자 대주자로 투입된 하비에르 사노하(마이애미 말린스)가 곧바로 과감한 2루 도루에 성공해 무사 2루 기회를 엮었다.
여기서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신시내티 레즈)가 휘틀록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중간 적시 2루타를 작렬시켰다. 이후 베네수엘라는 추가점을 내지 못했으나 9회말 수빙에서 1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마무리 등판한 다니엘 팔렌시아(시카고 컵스)가 삼진 2개 포함 완벽한 피칭으로 경기를 끝냈다.
베네수엘라 선수단은 환호하며 우승의 감격을 누렸고, 호화 스타 군단 미국 선수들은 고개를 떨궜다. 이날 미국은 총 3안타의 빈타에 허덕여 이기기 힘들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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