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정부와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개혁'에 속도를 낸다. 코스닥 시장이 '2부 리그'로 개편되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과도하게 낮은 기업들을 공개적으로 지목하는 등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주식시장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 속에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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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작년 11월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6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코스닥·코넥스 상장기업과 기관투자자, 청년 등 개인투자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가 주목된 이유는 소위 자본시장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4대 개혁방안(시장질서 확립·주주가치 제고·자본시장 혁신·투자 접근성 확대 등) 보고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발언에서 4대 개혁방안에 대한 정부 의지가 다시 한 번 강조되며 시장에도 파장이 전달됐다.
우선 이 대통령은 "최근 (미국·이스라엘-이란 간) 전쟁 때문에 주가가 폭락했다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며 "이런 위기 때야말로 필요한 개혁과제를 잘해야 하고, 그것이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길"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작년에 주가가 2500선에 있다가 조정 없이 6000 중반대까지 올라갔는데 사실 불안한 느낌이 있었다"며 "모든 일에 양면이 있듯 지금도 (주가 지수를) 다지는 계기일 수 있다"며 "그동안 같은 주식도 한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는 이유로 할인되는 일이 수십년 간 계속됐다"고 다시 한 번 지적했다.
뒤이어 이 대통령은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을 기업지배구조의 문제와 경영권 남용 문제, 주가조작 등 주식시장의 불공정성,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산업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 등으로 나눠서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 가운데 불공정 행위 문제에 대해서 이 대통령은 "제가 '주가조작 패가망신'이라는 얘길 자주 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주가조작을 하면 그 조작에 동원된 현금까지 몰수하는 조치를 실제로 시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최근 금융감독원 중심으로 단속 인력을 늘리고 있는 추세라 주가조작 관련 단속과 처벌은 계속 해서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기도 하다.
덧붙여 이 대통령은 지배구조 개혁과 관련해 "상법 개정 등으로 많이 개선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PBR이 과도하게 낮은 저평가 기업의 리스트를 공개해 기업가치 개선을 유도할 것임을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코스닥 시장을 '성숙한 기업'과 '성장 중인 기업' 등 2개 리그 구조로 개편할 계획을 함께 천명했다.
이 위원장은 우선 저PBR 기업에 대해 '네이밍 앤드 셰이밍(naming and shaming)' 방식으로 리스트를 공개하겠다고 언급했다. 해당 기업들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저평가 상태로부터의 자발적인 개선 움직임을 유도하겠다는 의미다.
모회사-자회사 동시 상장으로 일반 주주 권익이 훼손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선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 엄격한 심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시장과 업계에서는 소위 '중복 상장'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해지는 구조로 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코스닥 시장 2부 리그 개편은 '성숙한 혁신 기업'과 '성장 중인 기업'으로 구분될 것으로 보인다. 성장 단계에 따라서 리그 간 이동을 할 수 있도록 분류해 시장 경쟁력과 역동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대응 강화를 위해 합동 대응단을 대폭 확대하고 통신조회권과 특별사법경찰의 인지수사권 등 권한을 강화하기로 하는 계획도 이날 간담회에서 논의됐다.
마지막으로 최근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100조원 규모 이상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라는 언급이 나왔다.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추가 확대 방안도 이미 준비해뒀다고 금융위원장은 밝혔다.
국내 주식시장 거래 중에 주요 내용이 나온 이번 간담회에 대해 시장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미 전일 대비 2-3% 상승 중이던 코스피 지수는 간담회를 전후로 상승폭을 크게 늘렸다.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1480원대 후반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감안할 때 상당히 이례적인 움직임이다.
결국 장중 코스피200 선물가격이 5% 넘게 급등하면서 유가증권시장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3시30분 마감된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84.55포인트(5.04%) 급등한 5925.03에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역시 27.44포인트(2.41%) 상승한 1164.38로 이날 거래를 마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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