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지선 동시 투표' 제안에 국무회의서 공식 지지 의사 표명
국힘 "지방선거용 졸속 개헌 우려...연임 위한 사전 포석 아니냐"
민주 "개헌 제안 대통령에게 효력 없어...황당한 음모론이자 무지"
국힘 동의 없이 개헌 의결 불가능...의장 주도 우호 세력 결집
[미디어펜=김주혜 기자] 39년간 멈춰 서 있던 대한민국 헌법의 시계가 다시 움직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공식적으로 화답하면서 개헌 논의가 정국의 핵심 현안으로 급부상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우 의장의 '단계적 개헌' 제안에 대해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진척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며 공식 화답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2026.3.17./사진=연합뉴스


특히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부마항쟁 수록 ▲지방자치 및 계엄 요건 강화 등을 언급하며 "국민도 다 동의하고 야당도 반대하지 않을 것 같은 의제부터 순차적으로 추진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법제처와 국무총리실에 정부 차원의 검토와 정리를 지시하며 개헌 논의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우 의장 역시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입법부를 대표해 환영한다"며 "의장 주도로 개헌안 발의를 위한 작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우 의장은 지난 17일까지 개헌특위를 구성하고 오는 4월 7일 개헌안을 발의해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를 동시 실시하겠다는 구체적인 타임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화답을 '지방선거용 정략'으로 규정하며 정면 비판에 나섰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개헌은 정권이 필요할 때 꺼내 드는 정치 카드가 아니다"라며 "특정 사안만 골라 추진하는 '원포인트 개헌'은 졸속 개헌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일각에서는 부칙 개정 등을 통해 연임의 길을 열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이런 의혹이 제기되는 것 자체가 지금의 개헌 논의가 얼마나 정치적으로 비쳐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헌법 제128조 제2항에 따라 임기 연장을 위한 개헌은 제안 당시 대통령에게 효력이 없다"며 "황당한 음모론이자 무지의 소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적 수사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벽은 여전히 높다. 개헌안 의결을 위해서는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200석) 이상의 찬성이 필수적인데, 국민의힘(108석) 동조 없이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방선거 때까지 개헌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명확하다"며 "3분의 2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개헌은 안 된다. 나머지 야권끼리 논의는 할 수 있겠지만 통과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의장실 측은 국민의힘을 제외한 나머지 우호 세력을 결집해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의장실 관계자는 "개헌 특별위원회 구성이 애초 계획한 타임라인대로 이뤄지기 어렵게 된 만큼 이제는 국회의장 주도로 절차를 끌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들을 설득해 우호적인 세력 수를 끌어모으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해왔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도 개헌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원내 관계자는 "이미 지난 2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등을 선제적으로 제안했다"며 사실상 관련 절차가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전날 기자들과 만나 "개헌특위 구성 등 관련 논의를 이번 주 내로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개헌의 문이 열렸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 의원은 "그간 개헌 논의는 '전부 아니면 전무'의 함정에 빠져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며 "이 대통령과 뜻을 맞췄던 '합의 가능한 것부터 순차적으로 바꾸자'는 확고한 원칙을 바탕으로 지방분권 등 국가 생존의 문제를 해결하는 거대한 변화에 인천이 맨 앞줄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주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