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파생익 힘입어 순이익 24조…지방은행 홀로 역신장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은행권이 지난해 24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역대급 실적을 또다시 경신했다. 외환·파생 관련 이익이 순이익 확대를 이끈 가운데, 이자이익은 사상 첫 60조원을 돌파했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역대급 이자이익을 '이자장사'로 규정하고 고강도 대출규제를 펼친 가운데, 은행들은 이를 발판삼아 대출금리를 높게 유지하고 예금금리를 낮게 유지해 이자이익을 방어한 모습이다. 아울러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이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시현한 가운데, 지방은행들은 홀로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나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1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 순이익은 24조1000억원으로 2024년 22조 2000억원 대비 약 8.2% 증가했다. 일반은행 순이익은 약 1.8% 증가한 16조 2000억원을 기록했다. 시중은행이 약 10.4% 성장한 14조 3000억원, 인터넷은행이 약 12.4% 성장한 7000억원을 각각 기록한 반면, 지방은행은 1년 전보다 소폭 감소한 1조 2000억원에 그쳤다. 특수은행은 7조 8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1년 전 7조 4000억원 대비 약 0.4% 증가했다. 

   
▲ 국내 은행권이 지난해 24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역대급 실적을 또다시 경신했다. 외환·파생 관련 이익이 순이익 확대를 이끈 가운데, 이자이익은 사상 첫 60조원을 돌파했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역대급 이자이익을 '이자장사'로 규정하고 고강도 대출규제를 펼친 가운데, 은행들은 이를 발판삼아 대출금리를 높게 유지하고 예금금리를 낮게 유지해 이자이익을 방어한 모습이다. 아울러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이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시현한 가운데, 지방은행들은 홀로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나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은행권의 순이익 확대는 이자수익자산 증가로 이자수익이 증가한 데다, 금리·환율 변동성 확대로 외환·파생 관련 이익이 대폭 증가한 까닭이다. 

실제 은행권의 이익을 항목별로 보면 이자이익은 약 1.8% 성장한 60조 40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첫 60조원을 돌파했다. 순이자마진(NIM)이 2024년 1.57%에서 약 0.06%포인트(p) 하락한 1.51%에 그쳤음에도 불구, 이자수익자산이 약 4.6% 증가한 3442조원을 달성하며 궁극적으로 이자이익 확대를 이끌었다.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규제 여파로 은행들이 개인 대상 가산금리 확대, 우대금리 축소 등으로 신규 대출 규모를 줄이면서도, 금리상승 등에 힘입어 이자수익자산을 확대하며 궁극적으로 이자수익을 방어한 것이다. 

이날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의 지난해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 평균값은 △1월 1.376%p △2월 1.38%p △3월 1.472%p △4월 1.406%p △5월 1.336%p △6월 1.418%p △7월 1.468%p △8월 1.48%p △9월 1.456%p △10월 1.424%p △11월 1.35%p △12월 1.262%p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인 2024년보다 대폭 확대된 값인데, 2024년에는 △1월 0.822%p △2월 0.726%p △3월 0.714%p △4월 0.764%p △5월 0.7%p △6월 0.514%p △7월 0.434%p △8월 0.57%p △9월 0.734%p △10월 1.036%p △11월 1.15%p △12월 1.168%p 등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적게는 0.094%p(12월), 최대 1.034%p(7월) 확대된 셈이다.

   
▲ 국내은행 당기순이익 현황./자료=금융감독원 제공

더욱이 은행권의 이자이익은 연초부터 확대되는 예대금리차로 인해 더욱 확대될 조짐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 평균값은 지난해 12월 1.262%p에서 올해 1월 1.504%p로 약 0.242%p 확대됐다. 

은행별로 KB국민은행이 1.17%p에서 1.46%p로, 신한은행은 1.39%p에서 1.57%p로, 하나은행이 1.26%p에서 1.55%p로, 우리은행이 1.19%p에서 1.45%p로, NH농협은행이 1.30%p에서 1.49%p로 각각 상승했다.

이와 더불어 비이자이익도 지난해 은행 실적 확대에 크게 작용했다. 은행권의 비이자이익 규모는 7조 6000억원으로 1년 전 6조원 대비 약 26.9% 급증했다. 금리·환율 변동성 확대로 이자율·통화 위험회피목적 거래 관련 외환·파생 관련 이익이 2024년 4000억원 대비 약 5조 7000억원 폭증한 6조 2000억원을 거둔 덕분이다.

은행권 비용도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은행권의 판매비와 관리비는 29조 4000억원으로 1년 전 27조 4000억원 대비 약 7.2% 증가했다. 인건비가 약 1조 5000억원 증가한 17조 9000억원, 물건비가 약 5000억원 증가한 11조 5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대손비용은 6조 5000억원으로 1년 전 7조원 대비 약 5.9%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59%로 2024년 0.58%와 대동소이한 모습을 보였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7.93%로 2024년 7.76% 대비 약 0.17%포인트(p) 상승했다.

금융당국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및 미 관세정책 등을 계기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은행권에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2026년의 경우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미 관세정책 및 금리·환율 변동성 확대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신용손실 확대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며 "향후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 시에도 은행이 본연의 자금중개기능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능력의 확충을 지속 유도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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