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 이전 데이터임에도 '인플레이션' 징후…파월도 '매파적' 스탠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간밤 뉴욕 증시가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 이후 낙폭을 키우며 불안정한 모습을 나타냈다. PPI는 그동안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비해 시장 파급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이란 사태 이전에 집산된 데이터에서부터 인플레이션 우려가 감지된 만큼, 향후 발표될 각종 지표들에 대한 우려가 선반영되며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한 양상이다. 

   
▲ 간밤 뉴욕 증시가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 이후 낙폭을 키우며 불안정한 모습을 나타냈다./사진=김상문 기자


19일 한국거래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스라엘-이란 사태가 약 3주 이상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증시 불확실성도 계속 해서 이어지고 있다. 정확히 지난 달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2월27일 장중 최고치 6347.41을 찍었던 코스피 지수는 3월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3일 폭락장을 시작으로 계속 해서 위아래로 진동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코스피 '투톱' 대장주들의 압도적인 실적을 기반으로 꾸준히 반등해 현재 5770선 정도까지 지수가 반등해 있으나 좀처럼 한 번 깨진 6000선 회복이 쉽지만은 않은 양상이다. 이런 와중에 단기적 충격이 될 것으로 일각에서 예상했던 이란 사태마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거시경제 데이터 자체에도 악영향이 번질 우려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밤 발표된 2월 PPI의 경우가 그 사례로 지목될 만하다. 최근 들어 PPI가 주가지수 흐름에 영향을 준 사례는 많지 않았다. 그저 CPI의 '예고편' 정도의 존재감을 갖고 있던 데이터였지만, 최근엔 CPI마저도 과거와는 달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상태였다. 더군다나 지난밤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마저 있었던 터라 시장의 무게중심은 당연히 제롬 파월 의장 쪽으로 쏠려 있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이번에 나온 PPI 데이터 역시 시장에 상당히 묵직한 파열음을 내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내용을 살펴 보면 증시에 부담이 될 만한 내용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은 2월 PPI가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시장 전망치는 0.3%였다는 점이다. 특히 서비스 가격이 전월 대비 0.5% 오르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한 모습이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 또한 3.4%를 기록해 예상치 3.0%는 물론 직전 통계치인 2.9%를 상회했다. 

주요 언론들은 이번 PPI가 이란 사태 이전에 집산된 데이터를 기준으로 하고 있음에 주목했다. 즉, 이란 사태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과는 별개로 인플레이션 조짐이 보이고 있었다는 점이다. 여기에 이란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데이터는 더욱 빠르게 나빠질 가능성이 크고, 시장은 지난밤 바로 이 가능성을 우려했다는 의미다. 이란 사태 이후 유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했음을 감안할 때 앞으로 발표될 데이터 양상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간밤 일제히 1%대 조정을 받았던 미 증시 폐장 이후에 개장한 아시아 증시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 중국 증시의 경우 1%대 하락세지만 니케이225 지수의 경우 전 거래일 대비 3%가 넘는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코스피 역시 이날 오후 약 2.6% 가까이 조정을 받고 있다.

PPI 발표 이후 나온 파월 의장의 FOMC 코멘트(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파월은 소위 '매파적' 스탠스를 이어갔다. 그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대해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내용만 놓고 보면 원칙적인 답변이지만, 시장은 이 역시 향후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증시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하락 재료'로 해석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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