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교보생명이 저축은행 업계 1위 SBI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하면서 지주사 전환과 함께 다시 한번 기업공개(IPO)를 검토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금융위원회로부터 SBI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았으며, 조만간 50%+1 지분 인수를 완료해 SBI저축은행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할 예정이다.

   
▲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 전경./사진=교보생명


이번 거래는 일본 SBI그룹이 보유한 SBI저축은행 지분을 매입하는 것으로 인수 금액은 약 9000억원 규모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5월 지분 8.5%를 우선 인수한 데 이어 조만간 41.5%+1주를 추가 매입해 총 50%+1주를 확보하게 된다. 자사주를 제외한 의결권 기준으로는 58.7% 수준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교보생명은 보험·증권·자산운용에 이어 저축은행까지 갖춘 금융 포트폴리오를 확보해 종합금융그룹의 도약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교보생명은 오랜 기간 IPO를 추진해왔으나 재무적 투자자(FI)와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분쟁 등으로 상장 계획이 지연된 바 있다. 특히 투자자들과의 이해관계 정리가 지연되면서 기업가치 산정과 지배구조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2012년 상장 대신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EQT파트너스(옛 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 구성된 어피너티 컨소시엄을 FI로 영입하며 투자를 받았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하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54억원(주당 24만5000원)에 인수했다. 이때 2015년 9월까지 IPO를 하지 못할 경우 교보생명의 대주주인 신 회장 개인에게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건을 걸었다.

그러나 교보생명은 업황 악화 등으로 기한 내 상장에 실패했고 어피너티는 주당 40만9000원의 풋옵션 행사에 나섰으며 신 회장은 어피너티의 풋옵션 행사를 무효라고 주장하며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GIC 등 주요 주주들은 지난해 투자 원금 회수 수준에서 교보생명 지분 매각을 통해 분쟁을 마무리했으나 IMM PE와 EQT와는 가격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IMM PE와 EQT가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은 총 10.46%로 이들은 주당 31만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2021년 12월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으나 한국거래소는 FI와의 풋옵션 분쟁 등 경영 안정성을 이유로 승인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보생명의 이번 SBI저축은행 인수는 외형 성장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저축은행 인수는 보험업 중심의 수익구조를 보완하는 동시에 금리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보험업은 금리 변동과 장기 부채 구조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여·수신 기능을 확보해 포트폴리오 안정성 제고와 단기 수익 확대를 꾀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 입장에서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위의 승인 자체가 당국의 신뢰를 일정 부분 확보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대형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는 점은 향후 상장 심사 과정에서도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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