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부지 개발하면서 40년 '현황 도로' 기부채납 해 용적률 ‘파격 상향’
공공기여율 대다수가 현황 도로 차지…"실질적 공익성 없다" 비판 쏟아져
온누리교회·신동아아파트 주민 1만 명, 주차장의 도로 재지정 및 비리 조사 청구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신동아건설이 과거 사옥으로 사용하던 서울 용산구 신동아쇼핑몰 부지에 41층 규모 주상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특혜를 받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가 해당 개발의 공공기여가 미미한 상황에서 용적률을 500%까지 올려준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서류상 사유지이지만 40년간 도로로 활용 중인 점을 고려했을 때 용적률 상향의 주요인인 공공기여율이 과도하게 책정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 신동아쇼핑몰(왼쪽)과 온누리교회(오른쪽) 사이에 자리한 도로. 법적으로는 신동아건설의 사유지로 서울시에 기부채납됐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3종 주거지에서 준주거로 ‘파격 상향’… 근거는 ‘도로 기부채납’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동아건설은 용산구 사옥을 철거하고 해당 자리에 최고 41층 123가구 주상복합 아파트를 지으려 하고 있다. 최근 워크아웃에서 벗어난 신동아건설은 해당 프로젝트를 반등의 계기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쇼핑몰이 주상복합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서울시가 해당 부지를 서빙고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에 편입시켰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역세권 활성화를 이유로 쇼핑몰에 대해 기존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바꿔줬다. 덕분에 용적률 500%를 적용받아 주상복합을 지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쇼핑몰 인근에 자리한 온누리교회와 신동아아파트 주민들은 이같은 서울시의 결정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용적률을 500%나 받을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신동아건설이 용적률을 상향할 수 있던 데는 공공기여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서울시가 발표한 '서빙고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신동아건설은 기반시설 기부채납 및 공공임대주택과 지역필요시설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기반시설 기부채납 64.12% △지역필요시설 3.34% 등의 공공기여율을 인정받았다.

신동아건설이 기부채납한 기반시설은 용산동6가 69-166번지, 69-168번지, 서빙고동 271-105번지 등 3867㎡ 3필지다. 

   
▲ 지난해 4월 서울시가 발표한 '서빙고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장기미집행 도로인 쇼핑몰 앞 도로들의 기부채납으로 용적률이 완화됐다는 내용이 담겼다./자료=서울시 고시

▲지역사회 "40년간 사용된 ‘현황 도로’가 기부채납 대상?"

하지만 온누리교회와 신동아아파트 주민들은 공공기여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반시설 기부채납 공공기여율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동아건설이 내놓은 해당 기반시설이 건물이나 나대지 등이 아닌 '도로'이기 때문이다. 지난 40년간 자동차와 버스가 오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동아건설 소유인 이유는 해당 도로가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이기 때문이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이란 도시관리계획으로 결정된 도로·공원·시장·철도 등 도시계획시설이 일정 기간 업이 시행되지 않아 효력이 상실되는 제도다. 헌법재판소는 1999년 도시계획법 때문에 토지 소유자가 재산권 침해를 입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가 도입, 지난 2000년 7월 1일 이후 결정된 시설에 대해 2020년 7월부터 순차적으로 소유자에게 되돌아갔다. 

그러나 신동아건설이 기부채납한 토지는 이후에도 도로로 쓰이고 있다. 온누리교회와 신동아아파트 주민들은 현황도로를 '사유지'라는 이유로 신동아건설의 용적률 상향에 활용됐다며 반발 중이다.  

온누리교회 관계자는 "공공기여는 지역의 숙원이나 애로사항을 해결함으로써 주어져야 하는 것"이라며 "바뀐 것이 아무것도 없는 데 단순히 서류상 기부채납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서울시와 용산구청이 신동아건설에 과도한 혜택을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 온누리교회에 마련된 신동아건설 주차장 부지 도로 재지정을 위한 청원서에 서명하고 있는 사람들./사진=독자제공

▲같은 장기미집행시설 주차장 부지와의 형평성 논란

또한 신동아건설 소유로 교회와 신동아아파트 사이에 자리한 주차장 부지와의 형평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부지 역시 장기미집행시설이다. 일몰제 이전부터 도로로 사용됐으나 이번에 기부채납한 도로들과는 달리 지난 2020년 7월 용산구청이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에 따라 도로에서 해제 후 사유지인 대지로 바뀌었다. 신동아건설은 지난해 말 이곳에 최고 23층 주상복합 건물을 짓겠다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용산구청에 제출한 바 있다. 

온누리교회 관계자는 "서울시와 용산구청이 지역주민을 고려해 일몰제를 적용하면서 주차장 부지와 쇼핑몰 앞 도로 모두 동시에 기부채납을 받아야 했다"면서 "신동아건설이 주차장으로 쓰겠다며 펜스로 막아 주민들이 통행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파트 주민과 교회 신도들은 최근 2차례에 걸쳐 용산구청에 주차장 부지 개발에 대한 반대서명을 제출한 바 있다. 지난 18일에는 서울시와 용산구청, 19일에는 서울시의회와 용산구의회에 주차장 부지에 대한 도로 재지정을 요구하는 신청서를 각각 제출했다. 19일에는 청와대 경청통합수석실에 도로 재지정 및 일몰 해제 관련 공무원 비리 의혹 조사 청구를 요구하는 청원서도 제출했다. 이들 신청서와 청원서에는 1만여 명이 넘는 인원이 서명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