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무점포 비대면업무'를 무기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터넷은행 3사가 최근 접속장애·환율정보 오류 등으로 물의를 빚는 가운데, 최근 5년간 발생한 전산사고 건수만 16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신뢰'를 기본 덕목으로 삼는 은행에서 전산사고로 일대 업무 마비를 빚으면서, 무점포 은행의 치명적인 단점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금융당국이 이들 은행의 전산운용 점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지난 5년여간(2021~2025년 2월) 전산사고 건수는 총 163건으로 집계됐다.
| |
 |
|
| ▲ '무점포 비대면업무'를 무기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터넷은행 3사가 최근 접속장애·환율정보 오류 등으로 물의를 빚는 가운데, 최근 5년간 발생한 전산사고 건수만 16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신뢰'를 기본 덕목으로 삼는 은행에서 전산사고로 일대 업무 마비를 빚으면서, 무점포 은행의 치명적인 단점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금융당국이 이들 은행의 전산운용 점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사진=각사 제공 |
3사의 전산사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 토스뱅크로 64건에 달했다. 실제 금전 피해자는 1만 700명으로 나타났으며, 배상액만 4874만원에 달해 3사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10일 발생한 '일본 엔화 반값 환율 오류' 사고는 해당 집계에 반영되지 않았다.
토뱅은 지난 10일 외화통장에 고시한 엔화 환율을 실제 시장가의 절반 수준으로 고시하는 사고를 낸 바 있다. 당시 거래규모만 약 5만건에 달했으며, 환전액으로는 총 283억 8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현지에서도 낮은 환율을 토대로 약 330만원(약 600건)이 결제됐다. 지난 18일 기준 567명의 환전액 약 14억원의 거래는 정정되지 않은 상태다.
또 오류 발생 이후 이를 즉각 인지하지 못하고 한참 뒤에야 파악한 사례도 있었다. 토뱅은 지난 2021년 10월 여신 기준금리 변동 오류를 2년 뒤인 2023년 9월에야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 2024년 1월 금융결제원 전자결제대행사(PG) 결제취소 거래 미입금 건도 같은 해 7월에서야 확인됐다.
그 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서는 지난 5년간 각각 64건 35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는데, 두 은행 모두 소액사건이 대부분이었다.
다만 카뱅의 경우 지난 17일 오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접속장애로 이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한 바 있다. 당시 카뱅 앱은 오후 3시 29분께 약 26분간 접속이 막혔고, 이후 5시 30분부터 8분간 2차 오류가 발생했다. 원인을 잘못 파악한 채 2시간이 지나서야 실제 문제 해결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또다시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1·2차 접속장애로 총 34분간 접속 장애를 일으킨 셈이다.
카뱅 측은 장애 발생 약 3분 뒤 이를 인지했는데, 직전 정기 업데이트 프로그램을 원인으로 보고 취소 조치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오후 3시 55분부터 앱 접속이 가능해졌는데, 당시 언론에 "내부 시스템 변경 과정에서 프로그램 충돌이 발생했다"고 원인을 설명했다.
하지만 정밀 조사 결과, 실제 원인은 앱 성능 모니터링 시스템의 강도를 높이는 설정 변경이 서버에 부하를 일으킨 데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카뱅은 이를 오후 5시 30분께 파악하고 설정을 원래대로 복구하는 과정에서 8분간 2차 접속 장애를 일으켰다.
카뱅 측은 의원실에 "정밀조사 결과 내부 모니터링 시스템의 설정 변경이 직접 원인이었음을 확인했다"며 "설정을 원상 복구하는 과정에서 2차 접속 지연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스템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던 모니터링 설정은 원상 복구되어 서비스가 정상 운영 중"이라며 "설정 변경이 왜 서비스 지연을 유발했는지는 해당 모니터링 솔루션 제조사와 기술적인 원인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케뱅은 토뱅과 마찬가지로 지난 2021년 발생한 금리 등 수치 오류를 192일이 지나서야 인지하는 전산 오류 문제를 빚었다.
인터넷은행들은 무점포 비대면 디지털뱅킹으로 모든 은행 업무를 진행하는 만큼, 이상 거래탐지 시스템 구축 등 전산운용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3사의 올해 전산운용비 예산은 카뱅 3356억원, 케뱅 1601억원, 토뱅 1762억원 등이다. 1년 전에 견줘 약 37% 23% 40% 각각 급증한 값이다.
그럼에도 전산장애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사고 예방에 미흡하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더욱이 무점포라는 특징 때문에 소비자들이 즉각 은행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당국이 이들 은행의 전산운용 점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평가다.
이 의원은 "최근 잇따른 전산사고로 금융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전산운용 등 전반적인 체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