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 여파 속 외국인 코스피서 5557억원 대규모 순매도
개인 4823억원·기관 751억원 동반 매수…상승 종목 741개로 강한 하방 방어력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하는 심리적 패닉 상태에서도 국내 증시가 이른바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굳건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라는 거시경제적 악재 속에서 쏟아지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물량을 개인과 기관이 고스란히 받아내며 지수를 방어하는 모습이다.

   
▲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하는 심리적 패닉 상태에서도 국내 증시가 이른바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굳건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7분 장중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97포인트(0.47%) 오른 5790.19를 기록하고 있다. 장 초반 5775.75까지 밀리며 출렁이기도 했으나 개인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며 5790선에 안착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을 덮친 1500원 쇼크는 중동 지정학적 위기와 국제유가 급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가 맞물린 결과다. 이스라엘이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 파르스를 공격하고 이란이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에 보복 공격을 가하면서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했다. 여기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인하 기대감을 낮추자 달러인덱스마저 100선 위로 치솟았다.

통상적으로 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엑소더스(대탈출)를 부르는 대형 악재로 꼽힌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가만히 앉아있어도 환차손을 입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5557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하락장에서 투매에 동참하던 개인 투자자들은 이번 환율 쇼크 앞에서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개인이 4823억원을 사들이고 기관 역시 751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의 물량을 적극적으로 방어 중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고환율이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처럼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 붕괴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한다. 경상수지와 외환보유액이 안정적인 만큼 단순한 수치 상승만으로 경제위기를 논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역시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시장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구두 개입에 나서며 불안 심리 진화에 나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고환율이 국내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수출주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원화 가치 급락 속에서도 외국인이 반도체, 조선, 방산 등 수출 중심 종목을 매집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현재 시장은 환율 약세 수혜주들의 실적 개선에 베팅하는 수요가 우위에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의 1500원대 환율은 국내 기초체력을 고려할 때 과도한 오버슈팅 구간"이라며 "유가 충격이 진정되면 고환율은 수출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 개선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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