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와 금리 전반에 상방 압력을 가하면서 한국은행이 4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섣부른 통화 완화 전환은 부담이라는 판단이 우세하다. 한은은 당분간 물가 흐름과 중동 리스크 전개를 지켜보며 신중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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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월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다음 달 10일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50% 수준에서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2월과 5월 각각 0.25%포인트씩(p) 두 차례 인하한 이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6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최근 물가상승 압력이 다시 확대되고 있는 점이 동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이미 수입물가는 8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월에는 원·달러 환율이 소폭 하락했음에도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1% 상승했다.
실제 지난달 두바이유 평균가격은 68.4달러로 전달(61.97달러)보다 10.4% 올랐다. 또한 미국의 이란 공습이 지난달 28일 시작되며 이후 유가 상승분이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수입물가를 통한 물가상승 압력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원·달러 환율 역시 금리 조정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원 내린 1492원에 출발한 뒤 낙폭을 확대하며 1489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날에는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1500원대를 돌파했다.
여기에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한은이 섣불리 금리를 움직일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 미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3.50~3.75%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2.50%)과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로 유지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자본유출과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지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특히 중동 정세가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도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또한 금리 동결 배경으로 물가를 언급하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전망요약(SEP)에서는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7%로 상향 조정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전날 중동 상황과 FOMC 회의 결과를 점검하기 위한 TF 회의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평가하며 "높은 변동성이 지속되는 만큼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를 통해 적기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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