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보험료 급등에도 운임 반영은 아직… 비용은 선반영 구조
[미디어펜=이용현 기자]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여파가 글로벌 해운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현재 나타나는 운임 상승은 ‘전초전’에 불과하며 본격적인 비용 충격은 올해 3분기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해운시장 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해운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 팬오션 초고대형원유운반선./사진=팬오션 제공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90달러 안팎까지 오른 상태다. 또한 해상 운송에 적용되는 전쟁위험 보험료(워리스크 프리미엄) 역시 중동 항로 기준으로 기존 대비 수배 수준까지 급등했다.

이에 더해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전 세계 컨테이너 선단의 약 10%에 해당하는 700척 이상의 선박이 정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선사들이 예약 중단과 항로 변경, 임의 하역까지 단행하면서 해운시장은 정상적인 스케줄 기반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 운임은 아직 ‘전쟁 이전’… 3분기 비용 충격 예고

무엇보다 주목되는 점은 현재 운임 수준이 실제 시장 상황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선사들이 부과하는 연료 할증료(벙커 서차지)는 분기 단위로 1개월 전에 고시되는 구조다.

이미 2분기 요금은 호르무즈 사태 이전에 확정된 상태로 최근 유가 급등과 전쟁 리스크는 아직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관련 비용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운임에 반영되며 ‘2차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운 분석가인 라스 옌센 베스푸치 마리타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S&P 글로벌 TPM26 콘퍼런스에서 “현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수요·공급 문제가 아니라 추가 요금(surcharge)의 문제”라며 “선사들은 연료비와 전쟁 리스크를 반영해 가능한 모든 형태의 추가 요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해운시장이 기존의 운임 경쟁 구조에서 벗어나 비용을 화주에게 전가하는 형태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글로벌 영향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동 리스크로 선박 재배치와 우회 항로가 장기화되면서 아시아 주요 항만의 혼잡이 심화되고, 이 여파가 태평양 노선까지 전이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동행 화물이 막히면서 싱가포르 등에서 임시 보관(적체)이 증가했다"며 "이러한 항만 혼잡현상, 유가 상승은 비용 전반을 끌어올리며 ‘물류 기반 운임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운임 상승·비용 증가 동시 진행… 해운업계 ‘이중 구조’ 전개 전망

이 같은 변화는 국내 해운업계 전반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컨테이너 해운을 중심으로는 단기적으로 운임 상승과 공급 부족에 따른 수혜 기대가 제기된다.

중동 지역 긴장으로 글로벌 선사들의 우회 항로가 장기화되고, 이에 따라 선박 회전율이 떨어지며 선복 수급이 타이트해지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해운 리서치 기관인 드류리에 따르면 홍해 사태 발발 당시에도 선박 우회로 공급이 줄어들면서 컨테이너 운임이 40~60% 상승하고 일부 구간에서는 두 배 가까이 급등했으며, 이번 사태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이며 운임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운임 지지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비용 측면의 부담도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항로 장기화로 운항 거리가 늘어나면서 연료비 부담이 직접적으로 증가하는 데다 유가 상승과 전쟁 리스크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연료비는 분기 단위로 운임에 반영되는 구조상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이 선반영되고, 운임 상승은 시차를 두고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곧바로 수익성을 보이기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이번 사태가 운임 상승 요인과 비용 증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 구조’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공급 축소에 따른 운임 지지 효과가 나타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연료비와 운항 리스크 증가가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운임에 긴급 할증료, 스팟 운임이 일부 반영됐지만, 분기 단위로 조정되는 연료비는 아직 반영되지 않아 실제 비용 상승은 3분기부터 본격화된다”며 “3분기부터는 연료비까지 반영되면서 운임과 비용이 동시에 움직이는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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