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3㎡당 평균 분양가 5273만7000원…가격 경쟁력 갖춘 단지로 수요 집중
상한제 단지 ‘두 자릿수 경쟁률’…고분양가 부담에 청약 양극화 심화
[미디어펜=조태민 기자]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청약시장에서도 가격에 따른 선별 현상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일반분양 단지의 진입 부담은 커지는 반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단지에는 청약통장이 몰리면서, 분양시장이 이른바 ‘될 곳만 되는’ 구조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 분양가 상승 속 상한제 단지로 청약 수요가 몰리며 청약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이미지생성=제미나이


20일 업계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공표한 올해 1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시장 동향에서 최근 1년간 서울 민간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는 1595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3.3㎡ 기준으로는 5273만7000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수도권 평균도 ㎡당 975만6000원으로 전월 대비 상승했다. 

HUG의 월별 평균 분양가는 해당 월 한 달치가 아니라 공표 직전 12개월간 분양보증서가 발급된 민간 분양사업장의 평균값이다. 최근 분양시장 전반의 가격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읽힌다.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르게 높아진 뒤 3.3㎡당 5000만 원대를 이어가고 있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같은 서울·수도권 생활권 안에서도 분양가 차이에 따라 청약 판단이 갈릴 수밖에 없는 여건이 형성된 셈이다. 고분양가 단지는 초기 자금 부담이 커지고, 대출 규제까지 맞물리면 청약 진입 문턱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흐름 속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통제를 받는 상한제 단지의 존재감은 더 커지고 있다. 최근 청약시장에서는 공공택지나 택지지구 내 상한제 적용 단지들이 높은 경쟁률로 1순위 마감을 이어갔다. 동탄포레파크 자연앤푸르지오는 68.69대 1, 호반써밋 인천검단 3차는 43.55대 1, 복정역 에피트는 36.45대 1, 제일풍경채 의왕고천은 21.58대 1, 검단호수공원역 중흥S-클래스는 13.0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탄포레파크 자연앤푸르지오의 경우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집계 기준 1순위에서 많은 청약자가 몰렸고,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5억9140만 원으로 책정됐다는 점이 흥행 배경으로 거론됐다. 다른 상한제 단지들 역시 주변 시세와 비교한 가격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수요를 끌어당긴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입지와 브랜드 못지않게 분양가 자체가 청약 흥행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한 셈이다.

▲청약 양극화 심화…‘될 곳만 되는’ 구조

문제는 이런 흐름이 청약시장 전반의 양극화를 더 선명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5년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7.20대 1로 집계됐다. 다만 수도권은 10.07대 1, 지방은 4.53대 1로 격차가 벌어졌다. 평균 경쟁률만 보면 시장이 고르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가격 방어력과 환금성이 기대되는 단지에 수요가 집중되는 선별 청약이 강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고분양가 일반분양은 자금 부담 탓에 수요층이 좁아지고, 상한제 단지는 희소한 가격 메리트를 앞세워 경쟁이 과열되는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청약시장이 입지나 브랜드만으로 움직이던 국면에서 벗어나 가격이 당락을 좌우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분양가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는다면 상한제 적용 여부에 따른 청약 온도차도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제도와 공급 구조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상한제 단지로 수요가 쏠리면서 비상한제 단지와의 격차가 커지고, 청약시장 양극화가 고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공사비 상승 국면에서 분양가 규제가 사업성 부담으로 이어질 경우 공급 위축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공사비 상승과 분양가 규제, 대출 부담이 맞물리면서 공급 차질과 시장 불균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입지만 좋다고 되는 시장이 아니라 가격 설득력이 있어야 청약 수요가 붙는다”며 “분양가 부담이 커질수록 상한제 단지와 비상한제 단지의 체감 경쟁력 차이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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