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거장 마에카와 토모히로 대표작...30년 만에 복귀한 김영은 등 총출동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예술 거점 '실험무대702'가 인간 존재의 근간을 날카롭게 질문하는 연극 '산책하는 침략자'를 오는 28일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일상적인 풍경 속에 비일상적인 설정을 녹여내며 현대 사회의 단면을 해부해온 일본의 대표 극작가 마에카와 토모히로의 걸작을 원작으로 한다.

'산책하는 침략자'는 평범한 마을에 나타난 외계인들이 인간의 뇌 속에서 '가족', '소유', '자유'와 같은 보편적이고 핵심적인 개념을 하나씩 수집(강탈)하며 벌어지는 기묘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가 공기처럼 당연하게 누려온 가치들이 사라졌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인간의 본질을 역설적으로 조명하며, 관객들에게 사유의 장을 제안한다.

   
▲ 연극 '산책하는 침략자'가 오는 28일 무대에 올라간다. /사진=실험무대702 제공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마정필은 "나를 정의하던 수많은 개념이 단 한 순간에 사라졌을 때, 과연 우리에게는 무엇이 남는가를 집요하게 탐색하는 작품"이라며 "극을 본 관객들이 스스로의 삶을 지탱하는 가치들을 새롭게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무대 미학 역시 작품의 주제 의식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화려한 장식 대신 중앙의 기둥과 바닥에 그려진 회로도, 그리고 영상 자막 등 상징적인 장치만을 활용한 미니멀한 무대를 선보인다. 이러한 절제된 연출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관객이 인물의 심리 변화와 대사가 지닌 철학적 함의에 더욱 깊이 몰입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출연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주인공 카세 신지와 나루미 역에는 송동환, 성수진, 최민화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낙점되어 개념을 상실해가는 인간의 혼란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히로키(경찰) 역을 통해 30년 만에 연극 무대로 귀환하는 배우 김영은과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나탈리아 소사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합류해 극의 밀도를 한층 높였다.

단순한 SF적 상상력을 넘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인간성'의 실체를 묻는 연극 '산책하는 침략자'는 일상 속에 감춰진 소중한 가치들을 낯설게 마주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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