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사교육의 과도한 팽창과 의대 선호 현상이 한국 경제의 성장 기반을 훼손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교육비 부담 증가가 출산 기피로 이어지고, 인적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까지 초래하면서 장기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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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교육의 과도한 팽창과 의대 선호 현상이 한국 경제의 성장 기반을 훼손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사진=김상문 기자 |
KDB미래전략연구소가 발간한 '사교육 과열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사교육비 부담 증가는 저출산 심화를 가속화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교육비 부담이 커질수록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며, 이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실제 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50년에는 마이너스(-0.03%)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사교육비 증가는 출산율 하락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 한국경제인협회 연구에 따르면 2015~2022년 합계출산율 감소분 가운데 약 26%가 사교육비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은행 조사에서도 출산 지연 또는 포기의 주요 이유로 ‘양육 및 교육비 부담’을 꼽은 응답이 44%에 달했다.
가계 소비 구조 역시 왜곡되고 있다. 사교육비 지출 확대는 가처분소득을 잠식하며 내수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자녀가 2명 이상인 가구의 경우 교육비 비중이 식비를 넘어 최대 지출 항목으로 나타나 소비 여력을 크게 낮추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 간 불균형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사교육 환경이 우수한 수도권으로의 인구 이동이 확대되면서 비수도권의 인구와 경제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경제 기반이 약화되고 수도권 집중 현상이 고착화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의 질적 측면에서도 한계가 드러난다. 사교육 확대는 학습량 증가로 이어졌지만, 자기주도 학습 능력과 비판적 사고 역량은 상대적으로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한국 학생들의 성취도는 상위권을 유지했으나, 자기주도 학습 지표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아울러 의대 쏠림 현상은 인적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첨단 산업을 이끌 이공계 인재들이 의료 등 특정 직군으로 집중되면서 국가 경쟁력과 미래 성장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보고서는 과열과 의대 쏠림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공계 및 첨단 산업 인재에 대한 보상과 연구 환경을 개선해 직업 간 유인 격차를 줄이는 한편, 교육과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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