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혜성(LA 다저스)이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았다. 시범경기 타율 4할대에도 메이저리그(MLB)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한 것은 충격적이다.

다저스 구단은 23일(한국시간) 공식 계정을 통해 "내·외야 멀티플레이어 김혜성을 트리플 A팀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로 보낸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김혜성은 미국 무대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규시즌 개막을 메이저리그가 아닌 마이너리그 트리플 A팀에서 맞게 됐다.

   
▲ 김혜성이 시범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트리플 A행 통보를 받았다. /사진=LA 다저스 SNS


김혜성이 확실하게 팀 내 주전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여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수도 있다. 2025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할 때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계약서에 넣지 않았기 때문에 팀의 필요에 따라 MLB 로스터에 넣거나 뺄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와는 상황이 다르다. 처음 미국 무대에 뛰어든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김혜성은 15경기 출전해 타율 0.207(29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6득점 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13으로 저조한 성적에 그쳤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 개막을 맞는 것이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시범경기에 9차례 출전해 0.407(27타수 11안타)의 고타율에 1홈런 6타점 5도루 OPS 0.967의 빼어난 성적을 냈다. MLB 로스터에 들지 못할 이유가 없는 활약이었다. 시범경기 도중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참가로 공백이 있었음에도 이런 성적을 낸 것은 놀랍다.

김혜성은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한 경험도 쌓았다. 트리플 A에서 시즌 출발을 했지만 주전 2루수 토미 에드먼이 부상을 당해 5월초 빅리그로 콜업됐고, 이후 포스트시즌까지 계속 MLB 엔트리를 지켰다. 확실한 주전은 아니었고 플래툰 시스템 적용을 받는 가운데도 김혜성은 71경기 출전해 타율 0.280(161타수 45안타) 3홈런 17타점 13도루 OPS 0.699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그런데도 김혜성이 또 MLB 개막전 로스터 26명에 들지 못한 것은 푸대접을 받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김혜성과 2루수 경쟁을 벌이던 알렉스 프리랜드가 살아남았다는 점에서 '김혜성 푸대접론'은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프리랜드는 이번 시범경기 18경기에서 타율 0.116(43타수 5안타)으로 저조했다. 홈런 1개와 7타점을 올렸으나 OPS도 0.519밖에 안돼 김혜성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그는 2025시즌 MLB 성적도 29경기 출전, 타율 0.190(84타수 16안타) 2홈런 6타점 1도루로 부진했다.

이런 프리랜드와 김혜성을 두고 프리랜드의 손을 들어준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의중을 납득하기는 힘들다.

다저스 구단 홈페이지는 김혜성의 트리플 A행에 대해 "구단이 김혜성의 스윙에 교정할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혜성이 시범경기 27타수에 삼진 8개를 당해 43타수에서 11개의 삼진을 당한 프리랜드에 조금 못미쳤다. 하지만 개막전 로스터 결정 이유로는 궁색하기만 하다.

물론 김혜성이 트리플 A에서 좋은 활약을 하면서 때를 기다리다 보면 지난 시즌처럼 빅리그로 콜업될 기회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뛰면서 한창 기량을 꽃피워야 할 시기에 성적과 무관하게 마이너리그 생활을 또 하게 된 것은 김혜성의 의욕을 떨어트릴 수 있다.

김혜성은 이번에는 얼마나 기다려야 빅리그로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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