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넘어서며 변동성이 확대되자 은행권의 리스크 관리 초점이 유동성에서 자본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환율이 오르면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늘어나 자본비율 등 건전성 지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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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넘어서며 변동성이 확대되자 은행권의 리스크 관리 초점이 유동성에서 자본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사진=김상문 기자 |
2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3원 오른 1504.9원에 개장했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501원에 마감했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환율이 1500원대에서 마감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환율 급등으로 은행권 재무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증가해 위험가중자산(RWA)이 확대되고, 이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CET1 비율은 은행이 손실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사실상 위기 상황에서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나타낸다.
외화자산이 수백억 달러 규모의 경우 환율이 10원 상승할 경우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은 수천억 원 단위로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에 은행권은 외화 유동성 관리와 함께 자본비율 방어를 위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외화 LCR(유동성커버리지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환율 변동이 자본에 미치는 영향 점검을 강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 범위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주요 금융지주 역시 환율 1500원 이상 구간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며 자본 관리에 나서고 있다. 외화 익스포저와 자금 흐름을 점검하고, 환율 상승에 따른 건전성 영향 분석을 강화하는 동시에 CET1 비율 관리 목표도 보다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은행권의 자본적정성 지표에 대한 부담도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 외화 유동성 지표는 규제 수준을 웃도는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어 단기적인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환율 상승 시 외화 유동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였지만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는 자본비율 관리가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며 "환율이 추가로 상승할 경우 은행권 전반의 건전성 지표에도 점진적인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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