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권이 최근 이사회 내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하고, 내부통제를 점검하는 등 '소비자보호'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업계에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불완전판매 행위에 무관용 엄정 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한 가운데,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권이 소비자 중심 지배구조(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모습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을 중심으로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은행·KB국민은행·하나금융그룹 등은 이사회 산하에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하며, 전사적으로 소비자보호 강화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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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권이 최근 이사회 내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하고, 내부통제를 점검하는 등 '소비자보호'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업계에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불완전판매 행위에 무관용 엄정 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한 가운데,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권이 소비자 중심 지배구조(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모습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우리은행은 이달 20일 이사회 산하에 전문 소위원회 형태의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했다. 위원회는 소비자보호 관련 주요 정책과 전략을 이사회 차원에서 심의·관리하며, 소비자보호 전문 이사 등 3인 이상의 멤버가 활동하게 된다. 우리은행은 위원회 신설을 계기로 금융상품 기획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에 소비자 보호 관점을 반영할 수 있도록 내부 관리 체계를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해 소비자보호 전문가를 육성하고, 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CCO)가 성과보상체계(KPI) 설계 등에 '배타적 사전합의권' 및 '개선요구권'을 행사하는 제도를 도입해 상품 판매 과정에서 사전 점검을 가능토록 했다.
KB국민은행도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할 예정이다. 국민은행도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등 총 3인의 이사를 위원회 멤버로 구성해 매반기 1회 위원회를 정기 개최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소비자보호 관련 정책을 관할하는 실질적인 '컨트롤타워'로 활약하게 되며, △소비자보호 내부통제 체계 구축 및 운영 기본방침 수립 △KPI에 대한 소비자보호 관점의 평가 △금감원 실태평가 및 검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 관리 등을 맡는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달 12일 함영주 회장을 중심으로 '금융소비자보호헌장' 선포식을 개최하는 등 전사적 차원의 소비자보호 고도화에 나섰다. 헌장에는 △사전예방 중심의 소비자보호 체계 확립 △소비자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업무 수행 △신속·공정한 민원해소 및 피해구제 △소비자 의견 경청 △금융취약계층 지원 및 금융교육 확대 등이 담겼다. 아울러 하나금융도 이달 열리는 주총에서 의결을 통해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처럼 금융권이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하는 건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9월 발표한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관행'을 선제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9월 금융감독의 최종목표를 '금융소비자보호'로 두는 쇄신 방향을 발표하며, 소비자보호 중심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를 토대로 금감원은 올해 금융상품의 제조·판매·사후관리 등 5대 기획 테마검사를 명분으로 검사도 확대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도 선제적으로 규제 수준을 충족하면서도,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소비자보호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 외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 9일 금융권 최초로 '농협금융 금융소비자보호의 날'을 제정하는 행사를 가지기도 했다. 이에 농협금융은 '세계소비자권리의 날'인 매년 3월 15일이 포함된 주의 첫 영업일을 '금융소비자보호의 날'로 지정하고, 해당 주간을 '소비자 보호 주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농협은행은 금융상품 전 과정을 대응하는 소비자보호 추진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한편, 내부통제 현장점검을 실시하며 소비자보호 강화에 힘쓰고 있다.
한편 금감원은 정례적으로 금융소비자 관련 주요 현안을 다루는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가질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달 20일 이찬진 금감원장 주재로 제1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개최한 바 있다. 해당 협의회는 소비자보호 감독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된 원내 최고위급 협의 기구로, 앞으로 소비자 관련 중대 위험요인에 대한 대응 방향을 정례적으로 논의·결정한다.
실제 지난 20일 열린 협의회에서는 금융회사의 단기실적을 위한 고위험상품 투자권유 및 불완전판매 우려를 지적했다. 이는 최근 은행 창구 등을 통한 주가연계상품(ETF 신탁, ELD 등) 및 보험사의 변액보험판매가 급증한 까닭이다. 이에 협의회는 올해 금감원의 정기·수시검사 시 레버리지 상품 등 고위험상품의 불완전판매 여부 등을 중점 점검하고, 위규사항 적발 시 은행권 ELS 제재에 준하는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이 원장은 당시 협의회에서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편승한 금융회사의 단기성과주의 및 소비자의 이익을 등한시하는 상품 제조·판매 관행에는 엄정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금융회사도 상품설계·제조·판매 전 단계에 걸쳐 소비자 위험요인을 스스로 점검하고 대비토록 해 소비자중심 DNA가 금융권에도 내재화되는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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