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디지털트윈 도입·처분시설 단계적 확충, 5년간 5577억 원 투자
안전·효율 중심 관리시스템 고도화, 방폐물 관리 및 국민신뢰 관리
경주 처분시설 3단계 확대·저장능력 2배 이상↑, 원전 해체 대비도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정부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체계를 전면 고도화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결정했다. 원전 해체 확대와 폐기물 증가에 대비해 처분시설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 관리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제12차 원자력진흥위원회를 서면으로 개최하고,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제3차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 경주 방폐장으로 중저준위 방폐물이 담긴 드럼용기를 보내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이는 향후 30년을 대상으로 5년마다 수립되는 법정 계획으로, 향후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계획과도 연계되는 중장기 정책의 핵심이다.

원자력진흥위원회는 ‘원자력진흥법’에 근거해 원자력 이용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조정하는 의결기구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재정경제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외교부·산업통상부·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등 5개 관계 부처 장관과 민간위원 5명 등 총 11인으로 구성돼 있다. 

정부는 에너지 정책 변화와 기술 발전, 원전 해체 본격화 등 여건 변화를 반영해 이번 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고리 1호기 해체 승인 등으로 다양한 종류의 폐기물이 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2054년까지 방사성폐기물 누적 발생량은 약 42만 드럼 수준으로 전망됐다.

핵심은 ‘관리 고도화’다. 정부는 △안전·효율 중심 관리시스템 고도화 △미래 대비 방폐물 관리 기반 구축 △국민 신뢰 기반 관리 등 3대 중점 추진과제로 12개 세부 과제를 도출했다.

우선 처분시설 확충에 속도를 낸다. 기존 경주 1단계 동굴형 중준위 처분시설에 이어 2단계 표층형 저준위 시설을 올해 운영을 가동하고, 향후 3단계 매립형 극저준위 시설도 적기에 확보할 계획이다. 

방폐물 검사·저장 용량 역시 현재 7000드럼 수준에서 2029년까지 1만7000드럼으로 확충하고. 이를 통해 인수 및 처분 물량을 단계적으로 늘려 운영 효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기술 고도화도 병행된다. 방폐물 감량과 처분 적합성 확보 기술을 강화하는 한편, 산불·집중호우 등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응하는 재난관리 체계도 구축한다.

미래 대응 기반도 강화된다. 국가 단위 재고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방폐물 관리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원전 해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종·다양한 폐기물을 적기에 처리할 수 있도록 인수 기준 등 제도 정비도 추진한다. 여기에 AI와 디지털트윈을 활용한 방폐물 관리시스템, 드론 기반 시설 감시 등 첨단 기술 도입이 본격화된다.

산업 생태계 육성도 포함됐다. 정부는 민간분야 기술 지원과 핵종 분석 인프라 구축을 통해 방폐물 관리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민 수용성 확보도 주요 과제다. 원자력환경공단의 소통 플랫폼을 활용해 국민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고, 소규모 폐기물 발생자를 위한 공공 서비스 확대를 통해 관리 사각지대를 줄인다. 지역 맞춤형 지원사업 등 상생 방안도 병행 추진된다.

재원 투입도 확대된다. 정부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방사성폐기물 관리기금을 통해 총 5577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투자 분야는 복합처분시설 건설·운영, 방사선 안전관리, 지역 지원, 기술 개발 등이다. 정부는 매년 시행계획을 수립해 추진 실적을 점검·평가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계획은 방사성폐기물 관리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첨단 기술과 제도 개선을 통해 지속 가능한 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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