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여의도 재건축 시장의 향배를 가를 '최대 승부처'인 시범아파트 수주전이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사업 규모와 상징성을 모두 갖춘 '메가 프로젝트'로 분류되는 만큼 이번 수주 결과는 향후 여의도 정비사업 전반의 흐름을 가늠할 분기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
 |
|
| ▲ 여의도 시범아파트 계획 조감도./사진=서울시 |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최근 사업시행인가 절차에 착수하고 시공사 선정 일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71년 준공된 이 단지는 현재 1584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통해 최고 65층, 2493가구 규모의 초고층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약 1조5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입지적 가치도 두드러진다. 한강변과 맞닿아 있고 63빌딩 인근에 위치해 여의도 스카이라인을 재편할 핵심 축으로 꼽힌다. 현재 여의도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 가운데 최대 규모로, 두 번째로 큰 삼부아파트(860가구)와 비교해도 가구 수가 두 배 가까이 많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전이 사실상 '빅2' 간 맞대결로 전개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재격돌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맞붙을 경우 한남4구역 이후 약 1년여 만에 치러지는 '리벤지 매치'다. 양사는 지난해 1월 용산 한남4구역 수주전에서 시공권을 둔 경쟁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삼성물산은 파격적인 금융 조건을 무기로 내세워 현대건설을 340표 차로 따돌리고 시공권 확보에 성공했다.
두 회사 모두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공격적인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경쟁 구도 형성에 힘을 싣는다. 올해 현대건설은 '8년 연속 업계 1위' 달성을 목표로 수주 드라이브를 강화하고 있다. 2026년 수주 가이던스를 업계 최초인 12조 원으로 설정하고, 압구정·목동 등 주요 지역에서 주거 가치를 끌어올리는 '헤리티지 완성' 전략을 구체화 중이다.
삼성물산 역시 압구정·여의도·목동 등 이른바 '정비사업 대어'를 중심으로 수주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약 9조2388억 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10조 클럽' 진입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양사는 이미 여의도 일대에서 각각 수주 실적을 쌓으며 전초전을 치른 상태다. 삼성물산은 인근 대교아파트 시공권을, 현대건설은 한양아파트를 수주하면서 기반을 다졌다.
여의도는 최근 서울 재건축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 중 하나로, 주요 단지들이 잇달아 시공사 선정 채비에 돌입하고 있다. 이 중 시범아파트는 사업 속도와 규모, 상징성을 겸비한 '선도 사업지'로 평가된다. 해당 사업의 향방이 다른 단지들의 사업 추진 방식과 시공사 선정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을 고려하면 시범아파트 수주전은 단순한 개별 사업지 경쟁을 넘어 여의도 내 '브랜드 타운' 구축 전략의 승부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 모두 인근 단지와의 연계를 통해 브랜드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만큼, 이번 결과에 따라 향후 수주전 판도 또한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범아파트는 여의도 재건축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사업지"라며 "누가 시공권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인근 단지 수주 경쟁의 흐름과 시장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