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며 전격적인 공격 유예 방침을 밝히자, 글로벌 금융시장을 억눌렀던 지정학적 공포가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 전날 1510원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던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로 내려앉고 국제유가가 10% 넘게 폭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빠르게 기력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 |
 |
|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며 전격적인 공격 유예 방침을 밝히자, 글로벌 금융시장을 억눌렀던 지정학적 공포가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이란의 주요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연기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핵 개발 중단 등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시장은 이를 전쟁 리스크의 종착지로 해석하고 있다. 이란 측은 공식적으로 협상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88달러선으로 급락한 것은 시장의 안도감을 여실히 보여준다.
외환시장 역시 급격한 안정을 찾고 있다. 전날 1517.3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역외 시장에서 30원가량 하락한 1480원 후반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전쟁 종식과 관련한 내용만으로 시장은 안도감을 보이고 있으며 급격한 위험회피 분위기는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수입업체 결제를 비롯한 달러 실수요 매수세가 하단을 지지하고 있어 1480원대에서 숨 고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사실상 충격이 약화하는 종반부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모두 전쟁 장기화의 실익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에 협상이 언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식시장에서 이번 전쟁 리스크는 시간이 지날수록 충격이 약화하는 종반부에 진입했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게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국내 증시 개장과 동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들이 강한 반등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지정학적 불안 완화와 견조한 실적 모멘텀이 맞물린 결과다. 코스피가 3월 이후 약 13% 급락하는 동안에도 올해 코스피 선행 영업이익 전망치는 오히려 3월 초 609조원에서 635조원으로 약 4% 상향됐다. 악재 속에서도 기업들의 기초 체력은 강화되고 있었다는 증거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세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낙폭과대 주도주를 중심으로 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한다.
한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매도 포지션 확대보다는 낙폭과대 주도주 중심의 분할 매수 전략의 유효성이 더 클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 역시 "큰 고비를 일단 넘었지만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 장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단순히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넘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가 실질적으로 어떻게 해소될지가 향후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