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배소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가전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에서 두 기업의 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되며 'K가전'이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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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가전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사진=AI 이미지 |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가전 기업은 미국 시장에서 합산 점유율 기준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며 월풀 등 전통적인 현지 업체들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과는 프리미엄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단순 기능 경쟁을 넘어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을 강조한 생활가전으로 시장을 공략해왔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와 LG전자의 '오브제컬렉션'이 대표적이다. 색상과 디자인을 소비자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이들 제품은 기존 획일적인 가전 이미지에서 벗어나 '인테리어 가전'이라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는 가전 제품을 단순 소비재가 아닌 공간 구성 요소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이 같은 전략이 현지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스마트싱스'(SmartThings)와 '씽큐'(ThinQ) 등 스마트홈 플랫폼을 결합해 기기 간 연결성을 강화하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제품군별로도 한국 가전의 경쟁력은 뚜렷하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 핵심 생활가전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TV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약 30% 내외 점유율로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OLED TV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며 양사의 '투톱 체제'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세탁기와 냉장고 분야에서도 에너지 효율과 내구성, 편의 기능을 앞세워 북미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대용량 제품과 맞춤형 기능을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 특성에 맞춘 제품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시장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생산 전략도 변화하는 모습이다. LG전자는 미국 시장 수요 증가와 관세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 테네시 공장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 확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역시 글로벌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며 지역별 수요에 대응하는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생산과 판매를 현지화하는 전략은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다만 모든 분야에서 한국 기업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로봇청소기 분야에서는 로보락 등 중국 기업이,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에서는 다이슨, 빌트인 주방가전에서는 보쉬 등 해외 브랜드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로봇청소기 시장의 경우 가격 경쟁력과 빠른 제품 혁신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또 빌트인 가전과 일부 소형가전 분야에서는 오랜 브랜드 역사와 유통망을 기반으로 한 유럽 기업들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향후 경쟁 구도는 기술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AI 기반 스마트가전과 플랫폼 생태계 구축이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기기 간 연결성과 서비스 경험을 통합하는 '스마트홈'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하드웨어 경쟁력을 넘어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역량이 중요한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기술이 가전에 접목되면서 사용자 맞춤형 기능이 고도화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수익 모델 확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론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AI 가전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어 향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 가전 기업들이 프리미엄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데 성공했지만, 앞으로는 AI와 서비스 플랫폼 경쟁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며 "중국 기업들의 추격도 빨라지고 있어 기술 경쟁력 확보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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