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후반기 원 구성에서 위원장은 100% 민주당이 할 것”
송언석 “상임위 독점 운운...87년 민주화 성취에 침 뱉는 행위”
상임위 독점 배경에 이 대통령의 국회 입법 지연 불만 작용
민주, 21대 국회 전반기 당시 18개 상임위 확보한 사례도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상임위원장 17개 전석을 독점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여야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전 석 확보를 추진하겠단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일당 독재 선언”이라고 반발하며 곧 공석이 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 반환도 촉구하고 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4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상임위 배분 문제 관련해 “국민의힘이 위원장으로 있는 상임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의도적 태업과 발목잡기가 지속될 경우 하반기 상임위 배분도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뒤늦게 불평을 내놔봤자 귀 기울일 국민은 없다”며 “잘하지 그랬느냐”고 지적했다.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착!붙는 공약' 프로젝트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3.24./사진=연합뉴스

앞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전날 경남 김해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집권여당의 책임과 국민에 대한 도리를 다하기 위해 후반기 상임위 구성과 운영을 100% 민주당이 맡아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지난 22일 의원총회와 고위당정협의에서도 “후반기 원 구성에서 위원장은 100% 우리 민주당에서 하겠다”고 밝히며 상임위 독점 방침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이 같은 방침의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회 입법 지연에 대한 공개 불만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국무회의에서 “자본시장법 등을 개정해야 하는데 지금 야당이 (정무위) 위원장이라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며 “나라의 미래를 놓고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국회 법사위원장이었던 추미애 민주당 의원이 23일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경선 본선에 오르면서 법사위원장직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상임위 독점 공언에 반발하면서 법사위원장직 반환도 요구하고 나섰다.

   
▲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3.24./사진=연합뉴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의석수에 따른 상임위원장 배분은 87년 민주화 이후 13대 국회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상임위원장 100% 독점을 운운하는 것은 87년 민주화 성취에 침을 뱉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정 대표는 응당 제자리에 되돌려 놓아야 할 법사위원장직을 반환하기는커녕 상임위 100% 독점을 공공연히 부르짖고 있다”며 “참여정부 때 만들어진 법사위를 제2당에 맡기는 관례를 거부하는 정 대표는 노무현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로 내정된 나경원 의원도 “우리가 경험하지 않았어도 될 모든 역사적 비극과 국가적 혼란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독식하면서 열렸다”며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법사위원장직은 즉각 국민의힘에 반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착!붙는 공약' 프로젝트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3.24./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독점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민주당은 2020년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당시 176석의 의석을 바탕으로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확보한 바 있다. 당시 국민의힘은 ‘의회 독재’라며 반발했지만, 민주당은 단독으로 원 구성을 강행했다.

민주당은 6·3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곧바로 후반기 원 구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이 목표대로 17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한다면 국민의힘은 어떤 상임위에서도 의사 진행을 주도하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전통적으로 국회는 여야 의석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 자리를 나눠 갖는 협치 관행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민주당은 야당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에서 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상임위 독점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전 석을 가져간 전례가 있다. 지금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며 “상임위 독점이 아니라 ‘입법 정상화’라는 표현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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