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환율 동반 상승에도 지원은 제한… 항공사 비용 부담 확대
유류할증료 억제 시 기본 운임·부가요금 전가 가능성 제
[미디어펜=이용현 기자]정부가 항공권 가격 안정을 위해 유류할증료 인상 억제 기조를 강화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항공권 총액은 크게 낮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권 가격이 개별 항목이 아닌 ‘총수익 구조’로 설계되는 만큼 유류할증료를 낮추더라도 다른 요금 인상으로 이를 보전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인천공항에서 이륙하는 항공기./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4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7~13일) 기준 세계 평균 항공유 가격은 1갤런당 416.67센트로 전달 평균 대비 82.8%, 전년 평균 대비 94.4% 급등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은 크게 확대된 상태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최근 고유가 상황에 따른 저비용항공사(LCC) 지원 요청에 대해 사실상 선을 그은 것과 동시에  유류할증료 감경 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열린 항공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등에서 항공사들이 제출한 지원 방안에 대해 예산 여건 등을 이유로 별도 대책 마련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하면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부의 요구를 수용하더라도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항공권 총액은 크게 낮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통상 항공권 가격은 기본 운임(Base fare)과 유류할증료, 수하물·좌석 지정 등 부가요금을 합산한 총액 기준으로 책정된다”며 “이 같은 구조에서는 특정 비용 항목을 인위적으로 낮출 경우 전체 수익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른 항목을 인상하는 방식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기존 항공권이 기본 운임 30만 원, 유류할증료 20만 원으로 총 50만 원이었다면 유류할증료를 10만원으로 낮추더라도 기본 운임을 40만 원으로 올려 총액을 유지하는 식이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이러한 구조적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화물이나 프리미엄 좌석 등 추가 수익원이 제한적인 LCC는 유류할증료와 부가서비스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사 역시 유류할증료 인상이 제한될 경우 수하물 요금이나 좌석 지정료 인상 등으로 수익을 보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구조적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US Department of Transportation과 European Commission은 항공권 가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총액 표시 규제를 강화해왔다.

이 과정에서 유류할증료와 각종 항공사 부과금이 기본 운임에 포함되며 가격 구성 방식이 재편됐고, 결과적으로 항공권 ‘표시 가격’이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개별 비용 항목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총액 기준에서 다른 항목으로 이동한 셈이다.

이는 특정 요금 항목을 제한하거나 조정하더라도 항공권 총액이 낮아지기보다 다른 항목으로 전가되는 구조가 작동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국내에서 추진되는 유류할증료 억제 정책 역시 유사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이처럼 비용 압박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유류할증료까지 제한될 경우 항공사들이 기본 운임이나 부가요금을 조정해 수익을 보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는 비용 변동을 반영하는 여러 가격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며 “특정 항목을 누르면 다른 항목이 올라가는 구조인 만큼 결과적으로 소비자 부담이 다른 형태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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