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서 영풍·MBK와 표 대결
이사회 구성 및 최윤범 회장 사내이사 선임 등 고려아연 승리
최윤범 중장기 성장전략 지속 추진…경영권 분쟁은 장기전 예상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고려아연이 영풍·MBK 측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재차 우위를 점했다. 주주총회 이사회 구성도 고려아연이 원하는 방향으로 됐으며, 최윤범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역시 이뤄지면서 경영 안정성이 한층 강화됐다.

   
▲ 고려아연이 정기주주총회에서 영풍·MBK 측과의 표 대결에서 앞서며 최윤범 사내이사 선임 안건 등이 통과됐다. 사진은 24일 열린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 모습./사진=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은 24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주요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주총은 중복 위임장 처리 문제로 인해 지연되면서 예정보다 약 세 시간 늦게 시작했다. 주요 안건에서 양측의 표대결이 불가피한 만큼 의결권 확인 과정이 엄격하게 진행됐다. 

현재 최 회장 측과 영풍·MBK 측은 각각 우호 지분을 확보하며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주총 막판까지 양측 모두 의결권 위임 확보와 주주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며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졌다.

의결권 관련해서도 양측의 이견이 발생하기도 했다. 박기덕 고려아연 주총 의장은 고려아연과 영풍 간 순환출자에 따라 영풍 의결권을 제한한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영풍 측 대리인이 위법한 제한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핵심 안건서 고려아연 승기 잡았다

이번 주총에서 가장 핵심적인 안건은 이사회 구성과 최윤범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이었다. 먼저 이사회 구성에 대해서는 고려아연이 5명의 이사를, 영풍·MBK 측은 6명의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입장 차를 드러냈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19명 구성원 중 4명이 직무정지된 상태인데 이번에 6명이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 측 6명, 영풍·MBK 측 3명으로 이사회가 채워진 가운데 추가로 이사 선임이 필요했는데 양측의 의견이 엇갈린 것이다. 

고려아연 측의 안건대로 5명을 선임되면 이사회 내 고려아연 측 이사는 9명, 영풍·MBK 측 이사는 5명으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6명이 선임되면 고려아연 측 9명, 영풍·MBK 측 6명으로 구도로 달라지게 된다. 이는 이사회 장악과 직결되기 때문에 향후 주요 의사결정의 주도권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이날 주총에서도 영풍 측 대리인은 “가능한 많은 이사들이 선임돼 회사의 경영과 이사회 감시, 감독 기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영풍 측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사회 선임은 고려아연의 뜻대로 이뤄졌다. 이사 5인 선임의 건에 찬성한 비율은 62.98%에 달해 과반을 크게 웃돌았다. 

최윤범 회장 사내이사 선임도 영풍·MBK 측에서 반대 의사를 냈지만 통과됐다. 고려아연 측인 황덕남 사외이사와 월터 필드 맥라렌 기타비상무이사도 선임됐다. 영풍·MBK 측에서는 최연석 기타비상무이사와 이선숙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로써 고려아연 이사회는 15명으로 구성된 가운데 고려아연 측 이사는 9명, 영풍·MBK 측 이사는 5명 구도가 확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전보다 영풍·MBK 측의 이사 수가 늘어나면서 발언권은 강해지면서 긴장 관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과반을 고려아연에서 확보하면서 최종 주도권 측면에서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됐다./사진=고려아연 제공


◆미국 투자·신사업 전략 지속…글로벌 도약 기대

이번 주총 결과에 따라 최윤범 회장 체제는 당분간 유지되면서 경영전략에 대한 연속성과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최 회장은 제련업에 투자를 확대해 글로벌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 약 11조 원을 투자해 제련소를 건설하기로 했으며, 현재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응하는 핵심 전략 사업으로, 최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미국 제련소 사업을 전담할 조직인 크루서블 사업부를 최윤범 회장 직속으로 신설하기도 했다. 

아울러 자원순환·이차전지 소재·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기존 제련업에만 의존하지 않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최 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된 만큼 이 같은 중장기 전략 방향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이며, 관련 의사결정 역시 보다 일관된 추진력과 실행력을 갖고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업계 내에서는 양측의 경영권 주도 싸움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 모두 비슷한 규모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풍·MBK 측은 지분을 계속 늘리면서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한 움직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과 영풍·MBK의 경영권 다툼은 장기전 양상을 띨 가능성이 크다”며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에서 주도권을 이어가려면 지속가능한 경영 전략과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통해 시장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