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확대가 맞물리면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외국인 매도와 신용융자 확대, 레버리지 투자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 장정수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 상황(2026년 3월) 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의 26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실린 '중동 상황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그동안 빠른 오름세를 보인 국내 주식시장은 중동 상황 발생 직후 큰 폭의 조정을 보이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는 외국인 주식 매도와 함께 주식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뚜렷해지고, 증권사 신용융자도 확대되면서 자금 유입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 신용융자잔액(코스피·코스닥 합계)은 지난해 11월 5일 25조8000억원으로 이전 최고치(2021년 9월 13일 25조7000억원)를 경신한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며 2월 말 3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또 단기 수익 추구 성향이 강화되면서 레버리지 상품을 중심으로 파생형 ETF 잔액이 올해 들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점(10조4000억원→19조7000억원)도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중동지역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 강화가 지속되면서 주가와 환율의 변동성이 완화하는데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시장금리도 유가 상승으로 공급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될수록 글로벌 긴축 우려 강화 등으로 상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 작성을 주관한 이수형 금통위원은 "국내 금융시스템이 금융기관의 복원력과 대외지급능력을 바탕으로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된 가운데 자산가격 조정과 머니무브가 맞물릴 경우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성장세 개선 흐름에도 성장 양극화와 취약부문의 자금조달 애로가 지속되면서 관련 리스크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화 노력으로 주택가격 상승 기대는 일부 완화됐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금융불균형 누증 가능성도 잠재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동 리스크 장기화 가능성에 따라 물가의 상방 위험과 성장의 하방 위험이 동시에 높아진 복합적인 도전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이에 대비한 시나리오별 대응체계를 적극적으로 가동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취약부문의 자금조달 어려움이 부실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과 유동성 대응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대외충격이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선제적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향후 외환·금융시장 동향과 중동 상황 전개 및 파급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시장 불안 발생 시 정부와의 공조를 통해 적기에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하는 등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