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인해 전기료 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철강업계 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기 사용이 많은 업종 특성상 전기료 인상은 원가 부담으로 이어져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 이에 업계 내에서는 전기료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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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타르가 이란의 공격으로 LNG 생산 시설에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면서 LNG 공급에 대한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사진은 카타르 라스라판의 LNG 생산 시설./사진=연합뉴스(로이터) |
26일 업계에 따르면 카타르는 최근 우리나라와 맺은 LNG 장기 공급계약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불가항력 선언은 전쟁 등 통제 불가능한 사태로 인해 계약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을 경우 배상 책임 등 법적 의무를 면하기 위해 사전에 통지하는 조치다.
이란이 카타르 LNG 생산시설을 공격하면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면서 수출에 차질이 발생한 상황이다. 전체 수출의 약 17%에 해당하는 생산능력이 피해를 받았고, 복구까지는 3년에서 최대 5년까지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우리나라 LNG 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올해 카타르에서 들어온 LNG 비중은 14% 수준이며, 수입선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급보단 가격이 문제…하반기엔 인상 가능성
문제는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카타르는 전 세계 LNG 공급의 20%를 담당하고 있는데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LNG 확보 경쟁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단기간에 해결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LNG 가격은 벌써 오르는 추세다. LNG 가격 지표인 ‘LNG 일본·한국 마커(JKM)’는 지난 24일 기준 100만 BTU당 20.68달러를 기록해 전쟁 발발 전인 지난달 27일 10.70달러 대비 93.3% 상승했다.
LNG 가격 상승은 전기료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우리나라의 LNG 발전 비중은 약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기료는 연료비 연동제를 적용받고 있어 LNG 가격 상승분은 전기료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에서는 LNG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LNG 발전 비중을 낮추고, 석탄 발전과 원자력발전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전기료 인상 가능성은 열어놓은 상태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지난 25일 브리핑을 통해 “LNG 가격의 불확실성이 상당히 커진 상황”이라며 “하반기 이후 전기요금과 난방요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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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료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철강업계의 원가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사진은 현대제철 인천공장 전기로./사진=현대제철 제공 |
◆철강업계도 원가 부담 확대 불안감…“정책적 지원 필요”
전기료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철강업체들의 원가 부담도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용 전기료의 경우 지난 2022년부터 7차례에 걸쳐 약 70% 인상이 되면서 이미 상당 부분 부담을 떠안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추가로 인상될 경우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전기로에 대한 원가 압박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석탄을 활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와 달리 전기로는 고철(철스크랩)을 전기로 녹이기 때문에 원가의 10~15% 수준이 전기료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기로는 고로 대비 약 70%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어 탈탄소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전기료 압박이 커질 경우 경제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내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철강업계 내에서는 전기료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는 전기료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철강의 경우 자동차, 조선, 가전 등 다양한 산업에서 소재로 사용되는 만큼 전기료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원가 부담 증가로 국내 철강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수출 시장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경계도 나오고 있다.
철강업계 노조도 전기료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포스코 노조와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는 최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를 상대로 산업용 전기료 부담 완화를 촉구했다.
송재만 현대제철지회장은 “탄소중립 전환 부담과 산업용 전기료 급등 속에서 공장 폐쇄와 고용 불안이 현실화되며 철강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며 “철강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전기료 인하, 친환경 전환에 대한 국가 지원 확대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생존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설비 가동률을 조정하고 야간에만 가동하는 등의 조치를 단행했지만 전기료 상승에 따른 원가 압박을 완전히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하반기 전기료가 인상되기 전에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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