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중동상황 장기화 여파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증권사 신용융자 및 증권담보대출,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을 특별히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빚내서 투자(빚투)했다가 미수금을 제때 갚지 못해 반대매매(강제 청산) 당한 투자자들이 주로 2030 세대에 몰려 있어 우려스럽다고 평했다.
이 원장은 26일 금감원 본원 대강당에서 열린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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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상황 장기화 여파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증권사 신용융자 및 증권담보대출,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을 특별히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보이면서 빚내서 투자(빚투)했다가 미수금을 갚지 못해 반대매매(강제 청산) 당한 투자자들이 주로 2030 세대에 몰려 있어 우려스럽다고 평했다./사진=금융감독원 제공 |
이 원장은 "증권사 신용 융자와 증권 담보 대출은 증시 활황에 따라 지속 증가하다가 최근에는 증가세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라면서 "시가총액 대비 비중으로 보더라도 점차 감소하고 있는 등 시장 전체 규모에 비춰보면 과도하게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빚투 주요 리스크 요인은 시장 변동성 확대 시 반대 매물이 중간에서 추가 주가 하락을 유발하고, 이것이 다시 담보비율 악화로 이어져 연쇄 반대 매매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 원장은 이날 2030대 청년층을 콕 집어 우려스럽다는 점을 언급했다. 청년 투자자들이 주가 폭락 후 급반등을 노리고 빚투에 나섰지만 미수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서 반대매매로 이어진 까닭이다. 이 원장은 "20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빚투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입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증권사 간담회 등을 통해서 투자자가 신용 융자, 반대 매매 등의 구조나 어려움을 정확히 이해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증권사의 투자자 안내 체계를 정비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증권사의 반대 매매 운영 등과 관련해서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불합리한 상황이 있는지 그 여부도 함께 살펴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코스닥 액티브 ETF 포트폴리오 사전 공개'에 대해서는 "그렇게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면서도 "(사전공개 과정에서) 관계자들이 부정 거래나 미공개 정보, 이런 것들을 활용했는지 아닌지는 별도로 점검할 예정이다"고 답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4일 자산운용업계 및 유동성공급자(LP) 증권사 임원들과 만나, 업계의 포트폴리오 사전공개를 경고한 바 있다. 이 같은 행위가 개인 투자자의 추종매매를 조장하고, 불공정거래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일부 자산운용사는 코스닥 액티브 ETF 상장 하루 전 유튜브 채널을 통해 편입 종목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애프터마켓에서 해당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해외 사모대출펀드 리스크에 대해서는 "개인 판매잔액이 5000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다"면서도, 연기금·한국투자공사의 익스포저를 고려할 시 규모가 커진다고 우려했다.
통상 해외 사모대출펀드는 높은 목표 수익률 이면에 위험도가 높고 금융회사의 통제수준이 낮아 과거의 불완전판매 논란을 일으킨 고위험 상품들과 유사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또 공시가 제한적인 터라 사전에 위험을 감지하기 어렵기도 하다. 더욱이 최근 중동 상황 장기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심화 및 금리인상 시 펀드 부실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이 원장은 "(펀드에) 투자한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 및 개인 투자자에 대한 불완전 판매 이슈가 불거질 수 있고 그런 움직임이 지금 취합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증권사) 해외 피투자 펀드에 대한 정보 입수 체계를 강화하고, 수집된 정보를 투자자에게 적시 안내하는 한편, 불완전 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판매 절차를 철저히 점검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사경 내달 출범…투명성·공정성 제고 기대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대해서는 지난 16일 집무규칙 개정안이 규정변경 예고를 거친 만큼, 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자본시장특사경의 수사 개시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자본시장특사경 집무규칙 개정안을 지난 16일 규정변경 예고한 바 있다. 이번 개정안은 오는 26일까지 예고 기간을 거쳐 다음달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특사경은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의 고발이나 통보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모든 조사 사건을 수사로 전환할 수 있는 인지수사권을 갖게 됐다.
그동안 금감원은 거래소 통보사건이나 공동조사 사건 등 일부 사안에 한해 수사로 전환할 수 있었다. 그 외의 조사 사건은 증선위의 고발·통보를 거쳐 검찰에 이첩된 후, 다시 검찰이 특사경에 사건을 배정해야 해 수사가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개정안에 따라 특사경은 증선위의 검찰 고발·통보가 없어도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를 거쳐 특사경 수사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
이 원장은 "기존에는 연간 약 70건을 패스트트랙이나 증선위 고발 형사 사건을 통해 검찰에 인지해서 저희한테 다시 수사 지휘를 통해서 내려주는 사건을 맡았다"면서도 "(앞으로) 금감원이 특사경 업무를 통해서 수사를 진행해야 될 상황이다. 업무량도 많이 증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수사범위 확대에 따른 권한 남용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내부통제장치를 가동하고, 내부에서 수사 필요성을 사전에 검토하는 수사심의협의체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인권·특사경 전문 교육 등을 이수하는 등 인적·물적 인프라 확충에 나설 방침이다.
이 원장은 "특사경은 현장 조사의 커리어를 가지고 상당히 이해도가 높은 분들이 하고 있다"며 "일반 수사기관에서 하는 것보다 자본시장 투명성이나 공정성을 제고하는 측면에서는 월등히 잘 할 것이라는 자신감은 분명히 있다"고 평했다. 또 정부의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합동대응단) 인력과의 공조가 더해지면 시너지 효과가 더욱 클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정부, 가계부채 목표치 곧 발표…용도 외 유용 엄중 제재
가계대출에 대한 전방위적 규제가 여전한 가운데, 이 원장은 정부 차원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 목표치가 곧 발표될 것임을 시사했다. 정부가 다주택자 대출 금지와 관련해 입장을 정리 중인데, 관련 입장이 명확해지면 발표를 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총량적으로 정책 목표가 조금 타이트하게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정부가) 다다음주(2주후) 정도면 발표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개인사업자대출 용도 외 유용과 관련해서는 "은행권·상호금융권에 대해 현장 점검을 착수하기 직전"이라며 "용도 외 유용이 확인되면 관련 금융회사 임직원, 대출 모집인 등에 엄중 제재를 할 것이며, 범죄 집행에 이를 경우 수사기관 통보 등의 형사 절차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상호금융의 경우 중앙회에 가이드라인에 따라 점검을 요구할 계획이다.
중동사태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오르내리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은행권의 외화유동성은 매우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저희가 환율은 거의 매일 체크하고 있다"며 "19일 파악한 (은행권) 외화유동성커버리지는 174.4%로 매우 양호한 편이다"고 밝혔다.
당국은 커버리지비율 하한을 80%로 잡고 있는데, 주요 은행권의 평균 커버리지비율이 170%대에 달하는 만큼, 은행 외 타 업권에서도 외화 유동성에 따른 위험은 감지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다만 사태 장기화를 고려해 분기별로 시행하던 외화 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를 월 단위로 챙기고 있다고 부연했다.
지배구조 개선안 10월 가동…금융권 실천 기대
지배구조 태스크포스(TF)와 관련해서는 주요 핵심내용이 정리된 가운데, 정부가 추가 내용을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부패한 이너서클' 지적 이후 금융지주사 회장 연임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TF를 운영 중이다.
이 원장은 "전반적으로 지배구조 TF 진행 상황은 어느 정도 정리가 돼 있는 상황인데 (정부가) 지금 추가적으로 점검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파악한 바로는 아마도 4월쯤 결론이 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고, 입법 스케줄 관련된 부분들도 논의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관련 내용 입법 및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는 시점 등을 고려할 때 10월(또는 하반기 중)께 새 지배구조 개선안이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본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해당 건이 정부 차원에서 검토 중인 만큼, 금융위원회와의 갈등도 없다고 분명히 했다.
또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이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TF 결과물을 실질적으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현재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번 주주총회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큰 틀을 다시 정비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방향이 확정돼 정부가 발표를 하게 되면 금융지주사들도 입법 법률이 제정·시행되기 전이라도 그 방향에 따라 이를 준수해 실천할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며 "저희(금감원)는 감독 당국 입장에서 그 부분을 강력하게 점검·감독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금감원의 지방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위성이 없다는 점을 들어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이 원장은 "금융감독기구의 미션은 금융회사와 자본시장의 관리·감독, 건전성 감독, 투명성 관리·감독이라고 하지 않느냐"며 "금융소비자도 보호해야 하는데 감독하는 자들이 현장(서울)을 떠난다는 게 되게 우스울 것 같다"고 평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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