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유시민 향해 “부적절한 발언...선명성 논쟁 보다 단합 필요”
친문계, 송영길 향해 “친문이 이재명 후보 낙선 원했다는 주장은 모욕”
6월 지방선거·8월 전당대회 앞두고 계파 주도권 경쟁 조기 점화 분석도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유시민 작가의 ‘ABC론’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친문(친문재인) 책임론’이 맞물리며 민주당 내 친문과 친명(친이재명) 계파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유 작가는 지난 18일 유튜브 ‘매불쇼’에 출연해 민주당 지지층을 가치에 기반한 지지층 A, 이익 중심 지지층 B, 가치·이익을 동시 추구하는 교집합 성격의 C로 구분하는 이른바 ‘ABC론’을 제시했다. 

유 작가는 논란이 이어지자 재출연해 “명심을 내세우며 이상한 행동을 하는 흐름을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유 작가의 해당 발언이 ‘뉴이재명’ 지지층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친문계에 힘을 실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이어졌다.

친명계에서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친명계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부적절하고 불필요한 발언”이라며 “지금은 선명성 논쟁으로 옳고 그름을 가릴 때가 아니라 연대와 단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유시민 작가가 14일 서울 동작구 원불교 소태산기념관에 열린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 49재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2026.3.14./사진=연합뉴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 의원은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빽바지-난닝구’ 논쟁을 언급하며 “그 같은 내부 갈등이 분열로 이어진 경험이 있다”며 “지금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준호 의원은 지난 2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국민들이 똘똘 뭉쳐 12·3 비상계엄을 넘어서고 새로운 정부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며 ”이런 가운데 저런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도 했다.

여기에 송 전 대표의 발언이 더해지면서 갈등은 확대되는 양상이다. 송 전 대표는 “2022년 대선 당시 친문 세력이 이재명 당시 후보의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라며 “사실상 이 후보의 낙선을 바랐던 세력들”이라고 주장했다.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5일 국회에서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면담한 뒤 함께 당대표실에서 나와 인사하고 있다. 2026.3.5./사진=연합뉴스

이어 “제가 친문 세력과 싸우면서 당 대표가 됐다”며 “제가 당 대표가 되지 않았으면 이재명 후보 탄생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친문계는 즉각 반발했다. 최민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2022년 대선 패배 원인을 두고 왜 설왕설래하느냐”며 “직접적 원인은 대장동·조폭연루설 등 정검언(정치권·검찰·언론) 유착 네거티브였다”고 밝혔다.

윤건영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친문계가 정치검찰 출신 윤석열 당시 후보를 응원했다는 것은 모욕감이 드는 언사”라며 “정치인이 갈라치기나 분열의 언어를 쓰는 건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2022년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을 모신 인사들은 필사적으로 선거에 임했다”며 “친문 세력이 낙선을 바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6월 지방선거와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당내 계파 간 주도권 경쟁이 조기 점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논란이 확산될 경우 당 지도부가 갈등 수습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계파 간 인식차가 뚜렷한 만큼 단기간 내 갈등 해소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