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유 가격 급등에 LCC 중심 국제선 감편 확산
신규 취항도 삿포로·미주 등 ‘검증된 노선’ 중심으로 제한
[미디어펜=이용현 기자]고유가 여파로 국내 항공업계의 노선 전략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최근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정리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신규 취항 역시 ‘검증된 노선’ 위주로 제한되며 노선 운영 전반이 수익성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에어프레미아와 이스타항공 등 일부 LCC들은 국제선 운항을 줄이며 노선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노선 일부를 비운항했고, 이스타항공은 푸꾸옥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다른 LCC들 역시 유사한 방향의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들이 과거와 달리 ‘운항 유지’보다 ‘수익성 확보’를 우선순위로 두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변화의 직접적인 배경은 급등한 항공유 가격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섰다. 불과 한 달 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상승한 수준으로 유류할증료를 인상하긴 했으나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은 급격히 커진 상황이다. 

특히 LCC들은 대형항공사에 비해 연료비 헤지 수단이 제한적이고 화물 사업 비중도 낮아 외부 변수에 더 민감하다. 이 때문에 동일한 유가 환경에서도 수익성 악화 속도가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감편 흐름과 동시에 신규 취항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코로나19 이후 국제선 수요가 빠르게 회복된 2023년을 전후로 항공사들은 수요 회복 흐름을 반영한 확대 전략을 펼치며 신규 취항과 증편에 속도를 내왔다. 

특히 일본 소도시와 동남아 휴양지를 중심으로 노선이 빠르게 확대되며 LCC 간 경쟁도 치열해졌다. 당시에는 좌석 공급을 늘리면 높은 탑승률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되며 공격적인 확장이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공급 확대에 따른 운임 하락 흐름에 더해 유가 급등과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초기 손실을 감수하며 수요를 끌어올리는 전략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수익성이 낮은 노선은 빠르게 정리하고 신규 취항 역시 수요와 수익성이 확인된 노선에 한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신규 취항은 일본 삿포로 등 관광 수요가 안정적인 노선이나 미주 주요 도시 등 장거리 수요 기반이 뚜렷한 노선 중심으로 이뤄지는 모습이다. 파라타항공은 지난 16일 삿포로 노선에 신규 취항했으며 이스타는 홍콩, 에어프레미아는 워싱턴 D.C로 노선을 확장했다. 

해당 노선들은 관광 수요가 꾸준하거나 비즈니스·교민 수요가 안정적으로 형성된 대표적인 구간으로, 항공사 입장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탑승률과 운임을 기대할 수 있는 ‘검증된 노선’으로 평가된다. 

수요 변동성이 크지 않은 만큼 고유가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수익 방어가 가능한 노선이라는 점에서 신규 취항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결국 고유가 기조가 유지될 경우 항공사들이 노선을 늘리는 것과 줄이는 것 모두 동일한 기준, 즉 수익성에 따라 판단하는 구조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순 확장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비용과 리스크를 고려한 선별 운영 체계가 자리 잡으면서 향후 항공사 간 경쟁 역시 ‘얼마나 많이 띄우느냐’가 아닌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로 이동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항공업계 내 한 관계자는 “대중 수요나 비즈니스 수요가 높은 일본·미주 노선은 일정 수준 이상의 탑승률과 운임을 확보할 수 있어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다”며 “반면 수요 변동성이 크거나 초기 수요 확보가 어려운 노선은 현재와 같은 고유가 환경에서는 부담이 크기에 과거처럼 수요 증가를 전제로 선제적으로 노선을 늘리는 전략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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