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성준 기자] 국내 백화점 4사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속 성장을 위해 주요 경영 전략과 방향성을 점검했다.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와 국내 경기 둔화를 공통의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면서도, 각사별 핵심 역량을 벼린 전략으로 성장 돌파구를 찾는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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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가 지난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현대백화점 제공 |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 등 백화점 4사 대표들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공통으로 ‘경영 환경 악화’를 진단했다. 글로벌 통상 질서 급변과 미국발 관세 부담, 국내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사업 전략 재편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위기 인식은 같았지만, 중점을 둔 방향은 제각각 달랐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실리 중심의 ‘질적 성장’에 집중한다. 수익성 중심 점포 운영과 본원적 경쟁력 강화로 체질을 개선하고,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사업을 전략적으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프리미엄 리테일 플랫폼’으로서 위상을 굳히기 위해 핵심 점포 경쟁력을 강화하고, VIP 서비스 차별화로 매출을 선점한다. F&B와 자체 콘텐츠, 럭셔리 MD를 중심으로 체류형 공간도 확대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럭셔리·식품·글로벌’을 3대 축으로 내세웠다. 강남점의 성과를 바탕으로 럭셔리 경쟁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통해 선진화된 식음 서비스 역량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 또 방한 외국인들에게 ‘K-백화점은 신세계’라는 인식을 각인시켜 글로벌 고객 접근 전략도 고도화할 방침이다. 운영 효율성 개선, 수익성 및 재무 안정성 강화 등 경영체질 개선도 지속 추진한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에서 입증한 공간 기획력을 온라인으로 확장한다.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을 전면 개편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새로운 ‘옴니채널’을 구축하고, 2029년까지 부산과 광주 등 주요 거점에 신규 출점을 지속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압구정 명품관 재건축 프로젝트를 고도화해 럭셔리에서 지닌 강점을 강화하고, 부동산 개발과 신규 사업 투자를 통해 유통에 국한되지 않은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백화점 4사가 각자의 경쟁력에 맞는 무기를 꺼내든 가운데, 각사 경영 전략이 정면으로 맞붙는 지점은 올해 유통가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호남권 공략’이다. 현대백화점이 차세대 복합 플랫폼 ‘더현대 광주’ 출점을 확정한 가운데, 신세계 역시 광주 지역 대규모 복합 개발 프로젝트를 미래 성장 기반으로 꼽았다. 호남권 최대 소비 시장을 두고 ‘더현대’의 경험 중심 모델과 ‘신세계’의 지역 밀착형 복합 개발이 정면으로 맞붙는 모습이다.
글로벌 고객 유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는 본점과 잠실점에 ‘K-패션’ 전문관인 ‘키네틱 그라운드’를 선보이는 등 K-콘텐츠 기반 MD와 마케팅에 특화해 외국인 매출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도 ‘문화와 관광이 어우러진 공간’에 집중해, 자사 브랜드 경험이 한국을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로 인식될 수 있도록 글로벌 고객 접근 전략을 구체화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경쟁도 본격화된다. 신세계백화점은 고객 분석과 운영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해 경영 효율성과 고객 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온라인몰 ‘더현대 하이’에서 자체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를 활용한 대화형 큐레이팅 서비스를 선보이며 고객 경험을 고도화한다. 롯데백화점이 속한 롯데쇼핑은 디지털·AI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며 부족했던 전문성을 높였다. 기존 데이터 자산을 매출로 연결하는 방식에서 각사 IT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예정이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올해 글로벌 교역질서의 변화와 환율• 관세 부담,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은 유통산업 전반의 경쟁 구도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면서 “이러한 경영환경 속에서는 외형적 성장과 함께 사업의 본질을 얼마나 명확히 정의하고, 이를 실행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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