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3년 5개월 만에 다시 7%를 넘어섰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이 가중되는 동시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3년 5개월 만에 다시 7%를 넘어섰다./사진=김상문 기자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27일 기준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410∼7.010%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10월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지난해 말(연 3.930∼6.230%)과 비교해 상·하단이 각각 0.780%포인트(p), 0.480%p씩 올랐다.

이같은 흐름은 고정금리의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오른 영향이다. 지난해 말 기준 연 3.499%였던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27일 기준 연 4.119%로 0.670%p 치솟았다. 은행채 등 시장금리는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한 이후 상승 흐름을 지속하다 연초 잠시 둔화됐지만, 최근 중동 리스크로상승 압력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은행채 1년물 금리를 지표로 삼는 신용대출 금리도 지난 27일 기준 연 3.850~5.530%를 나타내며, 지난해 말보다 상단이 0.170%p 올랐다. 다만 상승폭은 은행채 1년물 금리(0.414%p)에 비해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신규 코픽스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연 3.610∼6.010%)도 상단이 0.140%p 올랐다. 

금리는 당분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대출 차주의 이자 비용이 늘어나는 동시에 신규 대출 금리 상승으로 차입 여력은 위축되면서다. 여기에 대출 규제로 수요가 이미 제한된 상황까지 겹치며 가계의 재무 여건은 한층 악화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의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해야 하는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금리 상승으로 차주의 상환 부담과 잠재 부실 위험이 동시에 커지고 있어서다. 대출을 조이면 경기와 실수요자 부담이 확대되고, 완화할 경우 가계부채가 다시 늘어날 수 있어 정책 선택의 폭이 제한되는 상황이다.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에도 압박이 커지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 연체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은행권은 선제적으로 대출 심사와 리스크 관리 기준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한 여신 건전성 점검 강화와 대출 포트폴리오 관리 역시 보다 보수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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