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장기전 공포에 코스피 하락 베팅 급증
현대차 등 대형주 위주 공매도 역대 최대 경신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지상군의 이란 투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중동 전쟁의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순보유 잔고가 사상 처음으로 16조원을 넘어섰다.


   
▲ 미국 지상군의 이란 투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중동 전쟁의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순보유 잔고가 사상 처음으로 16조원을 넘어섰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순보유 잔고액은 16조970억원으로 집계됐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가 16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달 들어서만 8180억원이 늘어났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에서 공매도 순보유 잔고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같은 기간 0.30%에서 0.35%로 커졌다.


25일 기준 공매도 순보유 잔고 금액이 가장 많은 종목은 현대차로 1조7550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한미반도체(1조5740억원), 미래에셋증권(8270억원), 포스코퓨처엠(6640억원), 한화시스템(441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빌려온 주식을 매도하고 남은 금액)가 늘었다는 것은 통상 주가의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내외 증시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전쟁 악재가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코스피의 추가 하락에 베팅하는 자금이 그만큼 집중됐다는 의미다. 실제 이 기간 코스피는 9.64% 하락했다.


특히 지난 주말 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에 지상군 1만명을 추가로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WSJ 보도가 나오며 전쟁 장기화 공포를 키웠다. 여기에 예멘의 친이란 무장정파 후티까지 이번 전쟁에 참전하면서 위기가 한층 고조된 상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이란 영토 내 지상군 투입을 직접 지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에서는 지정학적 공포가 극에 달한 만큼 맹목적인 하락 베팅보다는 실적 기반의 반등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권순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 시장은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 매크로 둔화 우려, 정책 불확실성이 동시에 반영되며 투자 심리가 크게 약화한 구간"이라면서도 "다만 현재 심리 수준은 과거 충격 국면과 유사한 저점권에 근접해 있어 추가 하락에만 베팅하기보다 하방을 지지할 수 있는 실적 안정성과 향후 불확실성 완화 시 반등 여력이 높은 팩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준우 교보증권 연구원 역시 "3월 조정은 지정학 리스크 확대에 따른 유가 및 환율 상승이 할인율을 자극하며 PER(주가수익비율) 하락을 유도한 결과로, 실적 둔화가 아닌 거시 변수에 의한 밸류에이션 조정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향후 시장은 PER 하락 횡보 구간에서 실적 개선과 내부 수급을 기반으로 재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