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장기화 조짐에 또다시 공사비 폭등 조짐
러-우 전쟁 여파 벗어나려던 건설업계 희망 꺾여
노동집약적 건설업,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중동에서의 전쟁이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많은 무고한 사람이 생명을 잃고 있고, 경제는 끝 모를 물가 상승에 직면해 있다. 당장 유가가 크게 올랐다. 예상치 못한 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가 고통스럽다.  

기시감이 드는 건 4년 전 사건 때문이다.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다. 전 세계 공급망의 불안정성은 커졌다. 이로 인한 여파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크게 미쳤다. 물가가 오르고 경제는 침체에 빠졌다. 

국내 건설업계도 어려움에 처했다. 시멘트, 철근 등 핵심 자재 가격이 폭등하며 공사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코로나19 위기를 미처 해소하기도 전에 전쟁을 맞이한 것이다. 이렇게 건설업은 불황의 늪에 빠져 버렸다. 

이제야 간신히 불황에서 탈출하나 했는데 중동 리스크라는 새로운 변수는 다시 한 번 자잿값과 물류비를 자극하며 업계 희망을 꺾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사비가 오르면 매출도 늘어나기에 건설사 입장에서는 좋은 것 아니냐고 한다. 모르는 소리다. 발주처를 설득 못하면 원하는 만큼 공사비를 받을 수 없다. 인건비, 물류비, 자잿값 등이 올라 공사 원가율이 90%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대형 건설사조차 영업이익률이 고작 2~3%대에 불과하다. 1000원어치 공사를 해서 20~30원을 남기는 셈이다. 금융 비용과 인건비 상승분을 고려하면 사실상 '남는 게 없는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 

   
▲ 중동전쟁 장기화 조짐에 또 다시 공사비 폭등 조짐이 나타나면서 건설업계의 불황 탈출이 어려워졌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

더 큰 문제는 건설사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공사비 상승은 필연적으로 분양가 상승을 불러온다. 높아진 분양가는 시장의 외면 속에 고스란히 미분양 적체로 이어진다. 체력이 약한 지방 중소 건설사들이 잇따라 부도 어음을 던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지역 경제의 기둥인 건설사가 무너지면 지역 일자리와 하도급 업체들까지 줄도산하는 도미노 현상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건설업 붕괴는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주거 안정을 해치고 집값 폭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공급이 막힌 상태에서는 그 어떤 부동산 대책도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건설업은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이자 전후방 연관 효과가 가장 큰 산업 중 하나다. 건설업의 침체는 곧 내수 경기 침체의 신호탄이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 가만히 뒷짐만 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 건설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무게감을 고려한다면 선제적이고 과감한 지원책이 절실하다. 공공 중심의 건설 투자를 과감히 확대해 업계에 마중물을 붓고, 건설 자재 수급 안정화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가 작동해야 한다.

전쟁의 공포가 바다 건너 남의 나라 이야기일 수 없는 이유는 우리 민생 경제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가 다시금 일어설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사격과 정책적 결단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