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충격에 기술 경쟁 불붙었다”…K-배터리, ‘폼팩터’로 승부
수정 2026-03-31 14:31:08
입력 2026-03-31 14:31:12
김동하 기자 | rlacogk@mediapen.com
출혈경쟁 한계 부딪힌 중국, 하드웨어 기술 혁신 돌파
프리미엄 위협 K-배터리, 폼팩터 다변화로 초격차 사수
하드웨어 넘어 BMS 융합된 '안전한 충전 생태계' 승부처
프리미엄 위협 K-배터리, 폼팩터 다변화로 초격차 사수
하드웨어 넘어 BMS 융합된 '안전한 충전 생태계' 승부처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중국 전기차 1위 기업 비야디(BYD)가 극심한 내수 출혈 경쟁의 여파로 4년 만에 이익이 역성장하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동안 저가를 앞세운 성장 전략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중국 전기차 업체들도 가격 인하를 멈추고 '초급속 충전' 등 기술 중심 경쟁으로 밸류체인 전략을 급선회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해온 국내 배터리 업계는 차세대 폼팩터 상용화를 앞당기며 방어전에 돌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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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배터리 업계는 차세대 폼팩터 상용화를 앞당기며 중국과의 경쟁을 대비하고 있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인터배터리 2026 부스에 전시된 46시리즈./사진=미디어펜 김동하 기자 | ||
3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BYD의 2025년 순이익은 326억 위안(약 7조23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9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039억 위안(178조4000억 원)으로 3.45% 증가하는 데 그쳐 시장 전망치(354억 위안)를 크게 밑돌았으며, 이는 4년 만에 기록한 첫 이익 감소다.
주요 외신들은 이 같은 실적 쇼크의 원인으로 중국 내 전기차 브랜드들이 생존을 위해 차량 가격을 원가 수준으로 깎아내리는 '소모적 경쟁'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중국 업체들의 경쟁 패러다임은 무의미한 단가 후려치기에서 벗어나 하드웨어 기술 혁신으로 급격히 이동하는 추세다.
실제로 BYD는 최근 배터리 잔량 10%에서 70%까지 단 5분 만에 충전되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전격 공개하며 기술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Nio) 역시 자체 개발한 '션지(Shenji)' 스마트 드라이빙 칩셋을 대거 출하해 원가 절감과 성능 향상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밸류체인 고도화는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에 뚜렷한 위기이자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작용하게 됐다. 그동안 K-배터리 업계는 하이니켈 삼원계(NCM) 배터리를 주력으로 내세워 에너지 밀도와 충전 속도에서 중국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대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해왔다.
하지만 중국이 초급속 충전 기술을 15만5000위안(약 2800만 원) 수준의 보급형 모델에까지 무기화해 적용하려 들면서, K-배터리 진영은 프리미엄 시장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기술 격차를 더욱 벌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중국 추격 따돌릴 국내 3사 3색 폼팩터 혁신 맞불
이에 국내 배터리 3사는 각사의 강점을 극대화한 독자적인 초급속 충전 로드맵과 차세대 폼팩터 양산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 용량과 출력을 기존 2170 원통형 대비 대폭 끌어올린 차세대 '46파이(지름 46㎜) 원통형 배터리'의 조기 양산 체제를 구축하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OEM)의 깐깐한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했다. 충전 속도가 빨라질수록 취약해지는 발열 문제를 완벽히 통제하기 위해 고유의 팩 솔루션인 'CAS(Cell Array Structure)' 기술을 접목해 하나의 배터리 셀에 불이 나도 열폭주 현상이 주변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SDI는 초급속 충전의 '시간 단축'과 궁극의 안전성 확보에 역량을 집중했다. 삼성SDI는 배터리 잔량 8%에서 80%까지 9분 만에 충전하는 초급속 충전 기술을 한층 고도화해 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원통형 배터리 내부의 전류 경로를 확장하는 '탭리스(Tabless)' 디자인을 선제적으로 도입, 내부 저항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또한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를 사용해 화재 위험을 없앤 전고체 배터리(ASB)의 상용화 일정을 조절하며 기술적 초격차를 글로벌 시장에 증명하고 있다.
SK온은 고유의 급속충전(SF) 밸류체인을 바탕으로 시장의 선택지를 대폭 넓히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했다. 에너지 밀도를 기존 대비 9% 끌어올리면서도 18분 급속 충전을 유지한 '어드밴스드 SF 배터리'와 충전 시간을 15분으로 추가 단축한 'SF+ 배터리'를 동시에 내놓으며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특수 바인더를 정밀하게 분포시켜 리튬이온의 이동 저항을 대폭 낮추는 독보적인 실리콘 음극재 코팅 공법이 이러한 고속 충전 포트폴리오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K-배터리가 승기를 확실히 굳히기 위해서는 셀 자체의 하드웨어 혁신뿐만 아니라 시스템 단위의 융합 생태계 선점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의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열 관리에 특화된 방열 소재 하위 밸류체인과 연대해 '가장 빠르면서도 가장 안전한' 충전 생태계를 완성차 업체에 턴키(Turnkey)로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자국 내 출혈 경쟁의 한계를 절감하고 칩셋 내재화와 초급속 충전을 앞세워 질적 성장에 돌입한 것은 K-배터리에 경고등이 켜진 것과 다름없다"며 "결국 46파이 원통형, 전고체 등 차세대 폼팩터의 양산 수율을 얼마나 빠르게 궤도에 올리고, 고도화된 BMS를 통해 화재 위험을 낮춘 통합 충전 생태계를 선점하느냐가 향후 글로벌 시장의 패권을 가를 승부처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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