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단가 상승분 50% 보조...비축유 조기 확보·불법 유통 단속 강화
M.AX 전환 1140억 신규 배정...명장 암묵지 AI 모델 개발 착수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정부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공급망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9000억 원 규모의 긴급 수혈에 나선다. 치솟는 나프타 수입 가격을 보조하고 석유 비축량을 대폭 늘리는 등 산업 현장 피해를 최소화할 뿐 아니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제조 혁신으로 산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 산업통상부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산업통상부는 31일 국무회의에서 총 9241억 원 규모의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분야는 단연 공급망 안정화(6642억 원)다. 특히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을 위해 4695억 원이 신규 편성됐다. 중동 사태 이후 급등한 나프타 수입 단가 차액의 50%를 정부가 직접 보조해 나프타 분해 설비(NCC) 업체 원가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에너지 안보를 위한 물량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1584억 원을 들여 석유 비축 물량을 130만 배럴 추가 확보함으로써 제5차 석유비축계획상 2030년 목표치를 조기 달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가짜 석유 판매나 매점매석 등 시장 교란 행위를 막기 위해 통합관제센터 구축과 유가 공개 시스템 고도화 등에도 223억 원을 증액 편성했다.

전략 자원인 희토류의 국내 생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81억 원을 신규 편성해 희토류 재자원화 원료·시설을 확충하고, 중동지역 의존도가 높은 요소의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39억 원을 추가 지원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물류난을 겪는 수출 기업들을 위해서는 1459억 원이 배정됐다. 긴급 지원 바우처(255억 원)를 통해 물류비를 깎아주고, 해외 현지 공동 물류센터를 활용해 수출길을 확보한다. 3조 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을 위해 무역보험기금에도 1000억 원을 추가 출연하기로 했다.

또한 석유화학 중심의 산업 위기 지역에는 70억 원을 추가 투입해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돕는 기술 컨설팅과 재직자 맞춤형 훈련을 지원한다.

대외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산업 기반을 만들기 위한 제조 AI 전환(M.AX)에는 1140억 원을 투입한다.

특히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주요 업종에서 수십 년간 쌓인 '제조 명장의 암묵지'를 데이터화해 AI 모델로 개발하는 사업에 800억 원을 신규 편성했다. 이와 함께 산업단지 내 AI 데이터센터 실증(140억 원)과 제조·일상 현장에서 쓰일 휴머노이드 로봇 실증(200억 원)에도 예산을 배정해 M.AX 생태계 조성을 가속화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공급망 안정화와 수출 애로 해소를 위해 현장에 즉시 집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석유 최고가격제' 손실 보전금은 별도의 목적예비비로 관리돼 추후 적기에 집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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