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부동산 진단③-공급] 공공주도 한계...‘체감물량’ 확보가 성패
수정 2026-04-03 10:00:16
입력 2026-04-01 14:09:22
조태민 기자 | chotaemin0220@mediapen.com
6만가구 공급안 내놨지만 착공·입주 시차 여전…실행력엔 물음표
“공공만으론 한계” 서울 정비사업 활성화·사업성 보완 주문
“공공만으론 한계” 서울 정비사업 활성화·사업성 보완 주문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자신의 SNS를 통해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내고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 정상화는 계곡 불법시설 정비나 주식시장 정상화보다는 쉬운 일"이라며 이번에야 말로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자신의 분당 아파트를 매각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말 한마디를 할 때마다 부동산 시장은 크게 술렁인다. 과연 대통령의 장담대로 집값은 잡힐 수 있을까? 미디어펜은 △양도세 △보유세 △주택공급 등 현재 중요 부동산 이슈를 짚어보면서 집권 1주기를 앞둔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평가와 조언도 들어봤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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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공급 실효성과 체감 물량 확보 여부에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공공 주도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서울 정비사업 활성화와 사업성 보완, 민간 참여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 6만가구 공급안 내놨지만…시장은 “언제 입주하나”
[미디어펜=조태민 기자]정부는 지난 1월 29일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하고 용산·과천·태릉CC·성남 등을 중심으로 총 6만가구 공급 계획을 내놨다. 서울 용산 1만3500가구, 과천 9800가구, 태릉CC 6800가구, 성남 신규 공공주택지구 6300가구 등이 핵심 축이다. 정부는 판교 신도시 2개를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라고 설명하며 청년·신혼부부 수요를 겨냥한 공급 확대 방침을 밝혔다. 다만 임대와 분양 비중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실제 입주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시장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문제는 발표 규모와 체감 시점 사이의 간극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착공이 이뤄지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했지만 세부 일정은 녹록지 않다. 용산 국제업무지구는 2028년, 캠프킴은 2029년, 501정보대 부지는 2028년, 성남 신규 공공주택지구는 2030년 착공 목표가 제시됐다. 과천 역시 상반기 중 시설 이전 로드맵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 공급 의지와 별개로 시장이 단기 안정 신호로 받아들이기에는 시차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도 이 지점을 공급대책의 핵심 변수로 짚었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석좌교수는 기반시설과 지자체 협의 문제로 3~4년 내 공급은 어렵다고 봤고,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입주 물량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은 공급까지 7~8년이 걸릴 수 있다고 봤고,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은 추격 매수 억제 효과는 있더라도 착공 시점을 더 구체화해야 실효성이 생긴다고 짚었다.
반면 이대열 한국주택협회 정책본부장과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단기 효과는 제한적이더라도 중장기 공급 신호로서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 과거 정부 때도 거론된 부지들…신뢰 가르는 건 결국 실행
이번 공급안이 더 엄격한 검증대에 오른 배경에는 시장이 이미 비슷한 후보지를 여러 차례 봐왔다는 점도 있다. 태릉CC와 캠프킴, 정부과천청사 일대 등은 문재인 정부 시절 2020년 8·4 대책에서 거론됐던 대표 공급 후보지다. 그러나 주민 반발과 교통대책, 관계기관 협의, 각종 행정 절차가 맞물리며 사업 속도는 기대만큼 나지 않았다. 공급대책이 발표 자체보다 실행 과정에서 더 큰 시험대에 오르는 구조는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작년 9·7 공급대책의 후속 조치로 설명하며, 부지 발굴 초기부터 관계기관이 함께 참여해 실행력을 높였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울 3만2000가구, 경기 2만8000가구, 인천 100가구 등 총 6만가구 규모를 제시했고, 별도로 서울 20개소 6000가구, 경기·인천 14개소 4000가구 등 1만가구 후보지도 추가 발굴했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이 보는 기준은 이미 달라졌다. 얼마나 많은 후보지를 내놨느냐보다 실제로 언제 착공하고, 언제 분양하고, 언제 입주 물량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공급 문제를 언급한 전체 정책 평가에서도 비슷한 시각이 확인된다. 권 교수는 공급 의지는 긍정적이지만 단기 대책이 부족하다고 했고, 서진형 회장은 투트랙 공급 전략 미비를 거론했다. 김학렬 소장은 2026년 입주 절벽에 대응하지 못하는 공급 시차를 문제 삼았고,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 정비사업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대열 본부장은 공공 주도 확대가 시장에 일정한 신뢰를 줬다고 보면서도 민간 파트너십을 통한 신속한 구현이 남은 과제라고 했다. 김효선 전문위원 역시 초기 의지와 구체적 부지 제시는 긍정적이지만 현실화 문제는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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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은 신규 택지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핵심 공급 창구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공공 주도 공급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와 사업성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 서울 공급의 현실적 해법은 정비사업…공공만으론 한계
전문가 다수는 서울 공급의 현실적 해법으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활성화를 꼽았다. 서울은 신규 택지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도심 안에서 물량을 늘릴 수 있는 창구가 사실상 정비사업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재건축·재개발 간 동의율과 매도 제한 시점 차이 같은 형평성 문제를 손봐야 한다고 했고, 김인만 소장은 공공 주도만으로는 동력이 떨어지는 만큼 민간·공공·유휴부지를 함께 활용해야 한다고 봤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서울 공급은 정비사업 외에 대안이 없다고 했고, 이대열 본부장은 이주비 대출 규제와 재건축 부담금 완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서진형 회장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 보완을, 송승현 대표는 사업 기간 단축과 용적률 합리화, 공공기여 기준 명확화를 주문했다. 김효선 전문위원도 도시정비사업은 입지 경쟁력과 인프라 측면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며 사업성 저조를 풀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시가 최근 내놓은 대책도 이런 진단과 맞닿아 있다. 서울시는 지난 2월 올해부터 2028년까지 3년간 조기 착공이 가능한 85개 구역, 8만5000가구 규모의 ‘핵심공급 전략사업’을 공개했다. 동시에 전자총회 도입, 해체계획서 자문, 구조·굴토 통합심의, 이주·해체·착공 시기 명확화, 공정관리 캘린더 앱, 공사변경계약 사전컨설팅을 묶은 ‘신속착공 6종 패키지’도 내놨다. 공급 확대의 성패가 결국 정비사업 현장의 병목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달렸다는 판단이 반영된 셈이다.
서울시 발표는 공급이 어디에서 막히는지도 함께 보여준다.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확대되면서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을 받는 정비사업지는 기존 42개 구역에서 117개 구역으로 늘었고, 이 지역 전수조사에서는 분담금 부담과 주거 이전 제약, 상속 문제 등 127건의 주민 고충 사례가 확인됐다. 이주 단계에서 막힌 사업지를 지원하기 위해 이주·자금·공정관리 중심의 보완책이 함께 나온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공급 문제가 단순히 부지 부족만이 아니라 규제와 사업성, 금융과 이주 문제까지 겹친 구조라는 뜻이다.
◆ 올해 집값 방향도 공급이 변수…전망 엇갈려도 이유는 비슷
올해 주택시장 방향을 묻는 질문에서도 공급은 가장 많이 반복된 키워드였다. 권 교수는 5월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이후 공급 부족과 건축비 상승 압력이 다시 작동하는 ‘상저하고’를 전망했다. 두성규 대표는 공급 부족 심화와 공사비 압박을 이유로 급격한 우상향 가능성을 거론했고, 이대열 본부장과 서진형 회장, 송승현 대표, 이은형 연구위원도 공급 부족과 입주 물량 공백, 건축비 부담 등을 이유로 완만한 우상향 쪽에 무게를 뒀다. 반면 채상욱 커넥티드 그라운드 대표와 한문도 명지대 대학원 겸임교수, 김효선 전문위원은 안정화 정책 지속과 상급지 조정 등을 이유로 완만한 우하향 또는 약보합 가능성을 제시했다. 방향은 갈렸지만 공급과 입주 물량, 건축비 부담이 핵심 변수라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었다.
정부를 향한 조언도 공급 쪽으로 모인다. 권 교수는 수요 억제만 하지 말고 일관성 있는 공급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고, 두성규 대표는 시장 조절 기능을 신뢰하면서 공급 확충에 전력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이대열 본부장은 공공 주도와 함께 민간 활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고 했고, 송승현 대표는 도심 정비사업 활성화와 탄력적 금융 규제로 공급 확대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봤다. 김학렬 소장은 “규제는 정교하게, 지원은 파격적으로”라고 했고, 이은형 연구위원은 기존 신도시와 도심 민간 정비사업을 꾸준히 실행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했다. 김효선 전문위원은 세제 전반의 로드맵을 유지하면서 공급과 수요 관리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중장기 기대 심리 안정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공급이 실제 시장에서 체감되려면 사업성 보완과 금융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문에 도움주신 분들(가나다 순)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석좌교수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 △이대열 한국주택협회 정책본부장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 △한문도 명지대 대학원 겸임교수





